사람들이 기대하는 UAM의 최종 형태는 무엇일까. 이동수단과 운송수단의 상업성은 승객이나 화물을 단시간 내에 많이 싣고 목적지에 도달하는가에 달려있다. 여기에 안전은 필수 전제다. 현 시점에서 근시일 내에 개발하고자 하는 UAM 기체는 헬리콥터와 마찬가지로 조종사 1명과 승객 3~4명 정도를 기본으로 한다. 결국 상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율주행 기술이 언젠가 탑재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가 대표적으로 UAM에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람이 조종하지 않으면 사고에는 어떻게 대비하느냐고 되물을 수밖에 없는 질문이지만 UAM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자율주행에 대한 연구가 필연적인라는 업계 의견은 크게 이견이 없다.
최한림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지능 항공 우주 시스템, 대규모 시스템에 대한 불확실성 정량화 및 학습, 항공 및 우주 차량 안내 및 제어 등을 주요 연구 분야로 삼고 있다. 그는 '무인기를 위한 지능형 의사 결정 기술' 연구로 한국공학한림원의 미래 100대 기술 및 차세대 주역 선정된 바 있다.
최 교수는 15일 "우리나라가 UAM과 관련한 국제적 기술력을 갖출 역량이 부족하지는 않다"면서도 민관 참여 협의체 UAM팀코리아 보고서에 나온 것처럼 "2025년 상용화되고 2030년부터 본격 성장해 2035년 무렵 필수 대중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을지는 미지수"라고 봤다. 기술은 빠르게 개발될지 몰라도 비행체가 사람들이 밀집해서 생활하는 도심 항공을 자유롭게 비행하는 것을 사회가 용인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예측하기 힘들다고 봤기 때문이다.
― UAM 상용화에 대한 전망은?
"이미 헬기가 UAM의 역할을 다 하고 있어 전에 없던 새로운 교통수단은 아니다. 다만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이 가득한 도심 영공을 기체가 다닌다면 사람들이 요구하는 기준은 높아질 것이다. 소음·매연 문제나 추락 가능성까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미다. UAM이 가져올 편리가 위험을 무릅쓸 정도라고 여겨지지 않고 있고 2035년이라는 시기도 예측 정도다. eVTOL에 탑재될 배터리가 가벼워지고 관제 시스템이나 안정성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 현재 우리나라 드론·개인용 항공기(PAV) 기술력은 어느 정도인가?
"기술력을 순위로 꼽기는 어렵다. 어떤 나라든 몇몇 사례만으로 기술력의 높고 낮음을 단편적으로 표현하기 힘든 영역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10인승 소형 항공기도 우리나라 기술만으로 만들어서 운항한 경험이 없다. 그렇다고 항공기술이 약하다고 해서 UAM에 진입하지 못한다는 의미 아니다. 지금은 자동차 회사들이 UAM 기체를 만드는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투자와 연합을 통해 다각도로 연구를 이어나가는 중이다. 항공 기술만 필요한 게 아니라 주변 기술을 발전시키고 국가의 군용 비행기 개발 기술력을 고려한다면 우리나라가 UAM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진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관련 연구분야간의 유기적인 협력이 절실하고, 누가 그 협력의 중심이 되어 끌고 가야할지도 고민해야 할 문제다. 이 모든 게 순조롭게 흘러간다면 우리나라도 세계 시장에서 뒤지지 않을 것이다."
―국내외 UAM의 자율화 전망은 어떤가?
"하늘을 나는 기체들은 사실 이착륙이 가장 어렵고 조심스럽다. 하늘을 나는 건 도심 운항에서 고려할 부분이 많겠지만, 이착륙만큼 어렵지는 않다. 이착륙까지 포함한 자율운항이라면 정말 먼 이야기가 된다. 특히 '자율화가 가능하다'라고 여기는 부분이 각자 다를 수 있다. 연구 측면에서는 시제품 시연에만 성공해도 성과로 칠 것이고, 산업 측에서는 '사람들이 자율주행하는 항공기를 타고 다녀야지 성공이라고 볼 가능성이 높다. 기술의 성숙도를 평가하는 잣대가 저마다 달라서 일어난 일이다. UAM을 향한 사회의 기준은 상당히 높을 것이다. 내 머리 위, 우리집 위, 내 사업장 위를 날아다닐 물체에 대한 신뢰도가 쌓이려면 고도의 기술은 물론 사회적 합의, 관련 규제 재정까지 수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비행기는 어떻게 나는 거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비행기도 사람들의 교통수단이 되는 과정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지금도 강한 규제 속에서 운영되고 있다. 항공 운항 외에도 자동화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음에도 안전을 위해 인력을 사용하는 경우가 부지기수고 유지보수도 철저하다. UAM에게 유인항공기 수준의 인증과 유지보수를 요구하면 어떤 사업자도 UAM 사업에 상업성을 높게 쳐주지 않을 것이다. 기술도 고도화가 비약적으로 이뤄져도 합의가 없으면 UAM 자율화는 어렵다. 도심 상용화 이전에 사회적 수용성을 단계적으로 확보해 나가야 기술 발전이 산업에 적용될 수 있다."
― 본인이 연구하는 임무 계획과 경로 계획은 어떤 연구인가.
"경로계획은 출발지와 목적지가 정해지면 그 사이에서 길을 찾는 기술이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네비게이션이 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일이다. 임무계획은 좀 더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연구다. UAM이 임무계획을 수행하게 된다면 미래에는 산불 모니터링, 화재 진압 임무까지 UAM 기체가 수행 가능할 것이다. 불이 난 지역 영상을 전송하면 불을 끌 수 있는 무인기가 가서 임무를 수행하고 오면 된다."
― UAM개발의 주체는 누구이며 산업계 행보는 어떻게 보나.
"어떤 한 주체가 UAM을 잘 하고 있다고 꼽기는 힘들다. 앞서 말했듯 '연결성'이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한화시스템과 현대차의 움직임이 돋보인다. '어느 회사가 잘 할 것이다'를 언급할 수는 없지만, 대기업들이 유리한 것 같기는 하다. 자신이 가진 기술을 발전시키면서도 UAM에 접목 가능한 기술을 필요에 따라 구매하는 것도 할 수 있는 자본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의 방향성을 정하는 게 중요하다. 기체를 개발하는 기업은 개발 시 목적에 맞는 기체는 어떤 것인가 고민해서 기술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요소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의 역할도 기대해 본다.
UAM의 관제, 운용을 위해서는 SKT, KT 등의 통신회사의 역할도 클 것이다. 실례로 SKT는 '관제'에 관심이 있어 보인다. 공항이라는 특정 구역에서 출발하지 않기에 수십 대 이상의 기체가 도심 영공을 난다면 신호를 모으고 정보를 교환하는 역할이 상당히 중요해진다. 버티포트 운영도 업계에서 필요하다고 꼽는 것 중 하나인데, 버티포트 운영도 업계에서 필요하다고 꼽는 것 중 하나다. 공항공사에서 공항을 운영해온 경험을, 대한항공 등의 항공사가 가진 항공기 운용 경험 등이 더해진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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