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할증료, 거리비례구간제가 적용 이후 가장 높은 17단계
항공업계 "항공 수요 몰려 항공료 오르면 승객들의 부담도 가중"
포스트 코로나와 엔데믹(풍토병) 기조로 항공업계가 리오프닝을 주도할지 주목되고 있지만, 치솟은 유류할증료와 수요 폭등에 대비하기 힘든 국제선 증편 속도는 항공업계의 걱정거리로 꼽히고 있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이번 달 15일까지 유가를 바탕으로 5월 대한항공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17단계로 결정됐다. 아시아나항공의 5월 유류할증료도 이와 동일하게 책정됐다.
14단계에서 3단계가 더 올라 편도거리 기준 거리 비례별로 대한항공은 최소 3만3800원~최대 25만6100원이, 아시아나항공은 최소 3만5400원~최대 19만7900원이 부과될 예정이다. 2016년 7월 유류할증료에 거리비례구간제가 적용된 이후 가장 높은 단계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항공유의 갤런당 평균값이 150센트 이상일 때 단계별로 부과되고 그 이하면 부과되지 않는다. 국내선 유류 할증료도 4월 9900원에서 5월 1만4300원으로 올라 1만원대를 가뿐히 넘겼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사나 해운사가 글로벌 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운임에 부과하는 할증료다.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항공유 2달 평균가격에 따라 변동되고 1갤런(3.785L)당 평균값이 150센트 이상일 때 단계별로 부과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방역 지침 완화로 국제선 승객이 많아지고 있어 항공업계 정상화에 속도가 붙을 거라는 예측이 나오지만, 이 같은 유류할증료 증가세는 승객들의 항공권 구매 부담을 가중시켜 그 속도를 늦게 만들 거라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국제선을 이용해 해외여행을 계획하던 유모씨는 "항공권 가격도 많이 올랐는데 오른 유류할증료에 PCR 검사 비용까지 생각하면 가족여행은 아직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국제선 항공편이 더 많이 늘어나고 유가가 안정되면 다시 가족여행을 추진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른바 휴가철이 몰리는 7~8월 성수기에도 이 같은 바람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항공사들이 동남아와 휴양지를 중심으로 증편을 예고했지만, 억눌려 있던 여행 수요 폭등에 대비할 정도로 증편 허가가 난 것은 아니라는 게 항공업계 목소리다.
코로나19 이후 국제선 운항 허가권은 매달 방역당국과 국토교통부의 협의에 따라 결정된다.
5월 대한항공의 정기 항공편 노선 횟수는 전월(4월) 대비 주 16회 늘었다. LA와 벤쿠버, 토론토 등 미주 노선은 전달 주 56회에서 63회로, 파리와 런던, 암스테르담 등 구주 노선은 전달 14회에서 19회로 증편됐다. 동남아와 대양주 노선은 전달 42회에서 2회 늘어난 44회로, 중국과 일본은 전달 20회에서 22회로 각각 2회 늘었다.
아시아나항공도 국토부 허가에 따라 5월부터 LA노선을 주 10회에서 11회로 증편한다. 시드니도 주 2회에서 3회로, 프랑크푸르트도 주 4회에서 5회로 늘린다. 런던도 주 2회에서 3회로 증편한다.
제주항공은 5월부터 오사카 노선을 주 2회에서 주 3회로, 사이판 노선은 주 1회에서 주 2회로 증편한다. 인천발 세부, 방콕, 코나키나발루, 괌 노선과 부산발 방콕, 싱가포르 노선, 무안발 다낭 노선은 각각 주 1회에서 2회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지난달보다는 허가 폭이 커졌지만, 항공업계에서는 증편 규모가 기대하던 수준에는 못 미친다는 반응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올해 말까지 국제선을 코로나 확산 전인 2019년 대비 5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지만, 아직도 국제선 가동률이 20%대에도 못 미치고 있다"며 "지금처럼 증편이 더디면 항공 수요가 몰리는 성수기에는 항공료가 더 많이 올라 승객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FSC들의 국제선 가동률은 이번 주 기준으로 15~16%대에 머물러 있다.
한 LCC 관계자는 "여행 수요를 지켜보다 부정기 허가로 증편 허가가 날 수도 있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진행할 수는 없다"며 하소연했다.
특히 업계는 방역 관리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중수본을 비롯한 방역당국의 의견이 국토부의 의견보다 더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며, 국내외 항공 수요에 대비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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