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RBC비율 전분기 대비 8.3%p↓
DB생명, 흥국화재 금감원 권고치 근접
"장기적 관리 필요시 자본확충 가능성"
국내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이 휘청이고 있다. 최근 국내 경제가 본격적인 금리인상기에 들어서며 보험사가 보유한 채권의 평가가치가 하락하면서다. 1년 앞으로 다가온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생·손보사의 지급여력(RBC)비율은 246.2%로 전분기 말과 비교해 8.3%포인트(P) 낮아졌다. 지난해 3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RBC비율이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금융감독원에서는 금융소비자가 보험에 가입하기 전 ▲RBC비율 ▲불완전판매지율 ▲보험금 부지급률 ▲소송공시 등을 확인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보험업법에서 RBC비율을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금감원에서는 150%를 권고 기준으로 삼고 있다.
지난해 말 생보사들의 평균 RBC비율은 254.4%로 전분기 말 대비 7.4%p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손보사들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손보사들은 같은 기간 231.4%의 RBC비율을 기록하며 전분기 말과 비교해 9.8%p 축소됐다.
생보사에서는 BNP파리바 카디프생명이 424.3%의 RBC비율을 보이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라이프생명 312.9% ▲라이나생명 309.2% ▲삼성생명 304.6%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BNP파리바 카디프생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 분기 말과 비교해 주춤한 모습이다. 특히 DB생명의 경우 157.7%의 RBC비율로 금감원의 권고 수준에 근접하다.
손보사별로는 오는 6월 청산 예정인 아시아캐피탈리를 제외하면 서울보증보험이 420.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캐롯손보 389.4% ▲AIG손보 366.6% ▲제너럴리보험 352.6% ▲삼성화재 305.4% 등이다.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손보사가 전분기 말보다 나빠졌다. 손보사에서는 흥국화재가 155.4%의 RBC비율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처럼 생·손보사들의 RBC비율이 줄어든 데는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여파다. 한은은 지난 14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1.25%에서 1.50%로 0.25%p 인상하며 금리인상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보험사가 보유한 채권들의 평가가치가 줄어들게 된다. 보험사의 각종 리스크로 인한 손실금액을 보전할 수 있는 자본량을 의미하는 가용자본이 금리 상승에 따라 채권평가이익을 줄어들게 하면서다. 여기에 후순위채권 등의 발행비용은 높아지며 악재로 작용하게 되는 셈이다.
실제 같은 기간 생·손보사들의 가용자본은 161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3조3000억원 감소했다. 금리상승 등에 따라 매도가능증권평가이익과 현금배당 예정액이 각각 8000억원, 2조2000억원 쪼그라들면서다.
국내 경제가 본격적인 금리인상기에 접어든 만큼 생·손보사들의 RBC비율 악화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IFRS17 도입도 문제다. IFRS17이 적용되면 기존 원가 기준인 보험사 부채 평가가 시가 기준으로 변경되게 된다. 이 경우 보험사의 재무 부담이 한층 높아진다. 서둘러 자본확충 등으로 RBC비율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감원도 금리 등 시장지표 모니터링을 통해 RBC비율 취약이 우려되는 경우 선제적인 자본확충을 유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의 보험사 채권평가이익이 감소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기업들은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자본확충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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