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는 거래소에 상장된 투자자를 보호해야지 대주주를 보호해서는 안 된다. 동원산업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한국거래소는 동원엔터프라이즈 합병 결정을 보류하거나 취소해야 한다."
동원산업과 동원그룹 자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 비율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합병 비율이 대주주에게 유리하게 결정돼 일반 투자자에게 불리하다는 주장이다.
20일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후문에서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우회상장 신청서 기각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정의정 한투연 대표와 동원산업 소액주주들이 참석했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물적분할 사태를 비롯해 대한민국 주식시장에서 벌어지는 대주주의 소액주주 재산권 침해 행위를 이제 종식시키고 공정한 주식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한국거래소가 동원엔터프라이즈 우회상장 신청서를 통과시킨다면 거래소도 지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7일 동원그룹은 동원산업이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를 1대 3.8385530의 비율로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우회상장한다고 공시했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비상장사로 동원산업을 포함해 동원에프앤비(F&B), 동원시스템즈 등 상장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176조의 5)을 살펴보면 상장사가 비상장사를 합병할 경우 기준시가에 따라 합병가액을 결정하되, 시가가 자산가치보다 낮을 경우 자산가치로 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동원그룹이 내놓은 합병안에 따르면 동원산업을 약 9100억원으로, 동원엔터프라이즈를 2조2000억원으로 평가했다. 동원산업의 산술평균 주가를 24만8961원으로 동원엔터프라이즈를 주당 19만1130원으로 책정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합병 비율 산정이 불공정하다고 지적한다. 상장사인 동원산업의 가치는 낮게, 비상장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의 가치는 높게 평가해 동원그룹 오너일가에 유리한 합병안이란 설명이다.
이번 합병비율 산정 시 동원산업의 평가액을 순자산가치 대신 기준시가로 할 경우 최대주주인 김남정, 김재철 부자의 지분율은 각각 약 3.92%, 1.41%씩 증가한다.
반면 동원산업 일반주주들의 지분율은 약 4.54% 감소한다. 금액 기준으로는 일반주주가 최소 1251억원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소액주주와 동원산업을 보유하고 있는 자산운용사들은 가처분 소송이나 임시주총 소집 등 공동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주주 소송을 모집하는 페이지를 개설한다고 밝혔다.
이번 합병에 대해 헤지펀드운용사 블래쉬자산운용도 지난 13일 입장문을 냈다.
백지윤 블래쉬자산운용 대표는 "동원산업 일반주주들의 지분가치를 과소평가하고, 대주주 입장에 철저히 유리하도록 불합리하게 산정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동원산업의 100% 자회사 스타키스트는 미국에서 참치를 파우치 형태로 판매하면서 매년 두자리수 성장을 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스타키스트의 순자산가액을 6567억원으로 반영한 동원산업의 순자산가치는 저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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