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팬덤은 마치 양날의 검과 같다. 팬덤은 특정한 인물이나 분야를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문화현상을 일컫는 말로 흔히 연예계에서 아이돌의 팬 혹은 팬 문화 전반을 설명하는데 쓰였다.
정치와 팬덤의 결합은 대표적으로 2000년대 초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를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명박사랑',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박사모', 문재인 대통령의 '문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윤사모'까지 이어지고 있다.
정치 팬덤은 정치와 시민의 관계가 일방적으로 연결되는 시대에서 정치·사회적 변화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1인 미디어 등 매스미디어가 발달하며 시민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고 지지하는 정치인의 성과를 함께 공유하는 시대로 변화시킨 것은 긍정적이다.
아울러 정치인의 든든한 지원군으로 의정활동이나 선거 때 자신을 알리기 위한 영향력 행사 등 마케팅의 하나로 활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정치 팬덤이 상대 진영이나 경쟁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판을 비롯해 지지하는 정치인의 무비판적·맹목적인 추종은 정치를 퇴행시킬 수 있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존재한다.
이른바 좌표 찍기라 불리는 '문자 폭탄'은 다양성을 인정하는 민주주의를 훼손시키고, 진영을 넘어 같은 진영에서도 정치 팬덤의 눈치를 보면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상황이다.
20대 대선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과정에서 윤 후보 지지자들의 문자 폭탄을 현장 인터뷰를 통해 직접 핸드폰을 보이며 힘들다고 밝힌 바 있고,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출 과정과 최근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 법안 처리 과정에서도 민주당 일부 강성 지지층들의 문자 폭탄은 특정 의원에게 3만 건이 넘는 문자를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JTBC에서 방송된 <대담-문재인의 5년> 1화에서 정치 팬덤과 관련된 질문에 "진정한 지지는 확장되게 하는 지지여야 되는 것"이라며 "오히려 좁히고, 배타적이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거리두게 만드는 지지는 지지하는 사람을 위한 지지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대담-문재인의>
이미 여야를 넘어 정치권에서도 자리 잡은 팬덤 문화를 배제하기는 불가능해졌다. 정치 팬덤의 긍정적인 영향과 문제점들의 균형을 맞추고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자정활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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