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규제 완화 정책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
혼선 거듭하자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 주민 분통
정책 기조 흔들리자 이들 지역 집값도 '출렁'
전문가 "시장에 불필요한 자극줄 수 있어 신중해야"
1기 신도시 재건축 대상 노후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대선 공약인 재건축 규제 완화와 관련해 차기 정부의 정책 기조가 오락가락하고 있어서다. 혼란이 가중되자 1기 신도시 지역의 집값도 출렁이고 있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27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 출근길에서 "1기 신도시 재건축에 대해 혼란이 있는 것 같다"며 "인수위의 공식적 입장은 제1기 신도시 (재건축을)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위는 지난 26일 언론 공지를 통해서도 "일반적 정비 사업은 장기간 소요되지만 1기 신도시는 특별법 등으로 소요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이 1기 신도시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을 지키지 않을 것이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앞서 25일 인수위는 1기 신도시 재건축 공약과 관련해 "중장기 국정과제로 검토 중인 사안"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최근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 조짐이 보이자 속도조절을 내비친 것.
하지만 해당 발언 이후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 지역에서 반발이 나왔다. 여기에 6·1 지방선거 및 분당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지역 여론도 악화됐다. 불안을 느낀 인수위는 1기 신도시를 대상으로 한 '정비사업 촉진' 공약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며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했다.
오락가락 정책 기조에 1기 신도시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1기 신도시 재건축 추진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완전히 속았다", "분당 주민을 바보로 아는 것 같다", "선거 앞두고 태세를 바꾸고 있는데 결국 또 임기 내 실현이 어렵다고 할 게 뻔하다" 등의 게시글이 잇따랐다.
재건축추진위원회도 크게 반발하고 있다. 분당재건축추진위는 지난 26일 입장문을 내고 "인수위가 아파트 가격 안정화를 위해 부동산 시장 원리에 따라 국민행복추구권을 무시한 채 부동산 정책을 수립한다면 신도시 주민들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시장의 부작용만 우려해 소극적 부동산 정책을 강행했던 현 정부의 실패한 모습을 답습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집값도 출렁이고 있다. 경기 분당구 서현동 시범한양 35㎡는 지난 4월 초 7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25일 7억6000만원에 매물이 올라왔다. 시범현대 129㎡는 지난 3월 18억1000만원에 팔렸는데 26일 17억8000만원에 매물이 등록됐다. 2000만~3000만원가량 가격이 하락한 셈이다.
분당 서현동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인수위가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과 관련해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단 이후로 가격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완화 정책 때문에 6월 이전에 미리 처분하려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수위가 신중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1기 신도시에 대한 정책이 구체화하기 이전에 시장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어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구체적으로 1기 신도시에 대한 세부 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 기대심리만 키울 필요는 없다"며 "1기 신도시 재건축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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