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전쟁 등 국제 정새 불안으로 자잿값 급등
시공사들 발주처에 공사비 증액 요구하고 나서
공사비 인상 여파로 분양가 역시 크게 뛸 전망
수요자들 내 집 마련 부담 가중될 것으로 보여
인플레이션(물가상승) 파고가 부동산시장에도 덮치고 있다. 건설 관련 자잿값이 급등하면서 공사비 부담이 커졌고, 이는 아파트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내집마련 수요자들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일부에선 부실시공 우려까지 나온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3.3㎡당 공사비 평균가는 지난해 말 대비 10~15% 올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정세 불안으로 원자잿값이 급등함에 따라 건설자재 가격도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자잿값은 전체 공사비의 30% 가까이 차지한다.
실제 자잿값이 급등했다. 수도권 경인지역 레미콘사는 지난 1일부터 레미콘 단가를 ㎥(입방미터)당 7만1000원에서 8만300원으로 올렸다. 앞서 시멘트 업계도 가격을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시멘트 업계 1위인 쌍용C&E는 지난달 15일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현합회와 1종 시멘트 가격을 톤당 7만8800원에서 15.2% 인상한 9만8000원에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철근 역시 지난해 50만~60만원에서 최근 톤당 100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문제는 자잿값이 오르면서 공사비 인상이 불가피해졌다는 점이다. 이 탓에 시공사들은 발주처에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 공사의 경우 계약 조정이 쉽지 않다. 공공 공사는 물가 변동에 따라 계약금액 조정이 가능해 착공 이후 물가상승분에 대한 공사비 인상을 발주처에 요청할 수 있다. 반면 민간 공사 계약은 대부분 물가변동 배제 특약이 있어 자잿값 상승에 따른 변동분을 인정해주지 않고 있다.
시공사와 발주처 간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공사비 증액을 놓고 공사 지연은 물론 공사 중단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 대전 용두동2 재개발,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 등 전국 곳곳의 정비사업장이 멈춘 상태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민간 공사의 물가 변동 배제 특약이 불공정 계약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내렸지만, 발주처가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공사비 증액은 발주처의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국토부가 유권해석을 내렸다고 해도 발주처가 공사비 증액 요구를 쉽게 받아들여 줄지는 의문이다"며 "대기업이야 공사 중단까지 하면서 싸우면 되겠지만 중견·중소 업체들은 어렵다. 자잿값 부담도 크지만 공사 지연으로 인한 지체보상금이 더 무섭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부담도 가중될 전망이다. 전체적인 공사비가 오른 만큼 분양가 역시 상승할 수밖에 없어서다. 국토부는 지난 3월 공동주택 ㎡당 기본형 건축비 상한액을 178만2000원에서 182만9000원으로 2.64% 올렸다. 오는 6월에도 기본형 건축비 추가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형 건축비는 매년 3월 1일과 9월 15일을 기준으로 두 차례 정기 고시되지만 건자잿값 급등으로 불과 3개월 만에 추가 인상을 염두에 두는 것.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물가 상승 여파로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공사비 인상은 불가피한데 이는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분양가 상승으로 수요자들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분양가 인상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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