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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M-커버스토리] 노재팬(No Japan)은 끝났다

3년간 90% 수입량 줄었던 일본 맥주 '다시 광고 시작'
'일본기업' 상징된 유니클로…컬래버 상품 잇달아 품절·오픈런 성공
2월 출시된 '포켓몬빵' 폭발적인 인기에 마케팅 쏟아져
업계 관계자들 "노재팬 보다 코로나19가 영향 컸다…더이상 노재팬 흔적 보이지 않아"

지난 2019년 8월 중구청이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 설치한 노재팬 배너기. 아베 정부가 우리나라에 수출통제 조치를 취하면서 시작한 노재팬은 분노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시작해 기업의 '노재팬'까지 끌어냈다. /뉴시스

3년만에 유통가에 '일본산(産)'이 돌아왔다.

 

2019년 확산한 일본 제품 불매 운동 '노재팬(No Japan)' 이후 매대에서 사라졌던 일본 맥주들이 지난 5월 '4캔 1만원' 행사에 들어왔고, 노재팬 운동으로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잇달아 대형 매장을 닫은 유니클로도 지난해 회계연도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5월 야외 마스크 의무 착용 전면 해제 이후 여행 상품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던 유통업계는 재개된 일본 여행 수요도 사실상 노재팬의 영향력을 벗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메트로경제신문>이 지난 3년간 있었던 유통가의 노재팬의 현재를 살펴봤다.

 

'노재팬'은 지금까지 있었던 해외 상품 불매 운동 중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국민운동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2019년 7월 일본 아베 정부가 우리나라에 대해 수출통제 조치를 취하자 여기에 반발한 시민들의 자발적 의지로 일어났다. 7월 시작한 운동임에도 2019년 대일 무역적자는 192억달러로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 맥주 브랜드 '아사히'를 수입하는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 17일부터 글로벌 홍보 캠페인을 전개하기 시작했는데, 캠페인 영상에 한국어로 '기대 그 이상'을 삽입했다. 일본맥주는 노재팬 당시 편의점, 마트 등에서 퇴출 당했지만 최근 다시 매대 위로 올라왔다. /롯데아사히주류

그러나 최근들어 '노 재팬'이란 분위기가 전환 국면을 맞고 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주류 수입유통사 엠즈베버리지는 수입 중인 일본 맥주 브랜드 '삿포로'와 '에비스'의 국내 판로 확대를 위해 TV와 디지털 광고 캠페인을 준비 예정으로 알려졌다. 엠즈베버리지는 매일유업과 일본 삿포로인터내셔널의 합자회사로, 노재팬 이전까지 꾸준히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2018년 매출 419억원, 영업이익 33억원을 기록했던 엠즈베버리지는 2019년 노재팬의 타격에 매출 198억원, 영업손실 4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삿포로와 에비스뿐 아니라 또 다른 일본 맥주 브랜드 '아사히'를 수입하는 롯데아사히주류 또한 지난 17일부터 글로벌 홍보 캠페인을 전개하기 시작했는데, 캠페인 영상에 한국어로 '기대 그 이상'을 삽입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일본 맥주 총 수입액은 2018년 약 7830만달러(약 1005억원)에서 노재팬 시기를 거치며 지난해 약 688만달러(약 88억원)로 3년 새 90% 이상 급감했다.

 

그러나 올해 회복세로 전환했다. 지난 1월에서 5월까지 일본 맥주 수입액은 410만달러(약 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4% 늘었다. 매대에서 일본 맥주를 모두 치웠던 국내 4대 편의점도 올해 다시 진열하고 지난달부터 '4캔 1만원' 균일가 행사에 포함시켰다.

 

연남동에서 A 이자카야를 운영 중인 김모씨는 매장 내에서 판매하는 하이볼이 여름을 맞으며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하이볼과 우롱차와 위스키를 섞는 일본식 칵테일 우롱하이 둘 모두 일본 위스키와 우롱차 브랜드를 사용하지만 고객들은 게의치 않고 마시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부터 찾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해 지난달부터는 날씨 탓인지 정말 많이 팔린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유니클로가 일본의 고가 브랜드 '화이트 마운티니어링'과 협업한 콜렉션은 출시와 동시에 온라인 품절을 기록했다. 사진은 출시일 당시 유니클로 매장의 모습. 업계 관계자들은 데상트, 유니클로, 아식스 등 주요 일본 의류 브랜드의 지난 3년간 있었던 실적 부진은 "코로나19 영향이 더 크다"고 말한다. /뉴시스

일본 의류 브랜드들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노재팬의 끝'을 보여줬다.

 

대표적인 일본 브랜드로 지목돼 '유니클로 쇼핑 감시족'들까지 등장했던 유니클로는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19년 8월 기준 190개에 달하던 매장은 노재팬이 시작된 후 국내 대표 매장이던 명동점, 1호점인 잠실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등을 닫으며 2022년 현재 128개까지 줄었다.

 

2019년 이후 첫 1년간 폐점한 매장 중 많은 수는 노재팬의 여파를 받았다고 하지만 2021년부터 폐점한 매장은 온라인 전략 강화와 비효율 매장 정리를 통한 체질 개선의 결과물로 분석된다. 최근 회계연도(2020년 9월~2021년 8월) 유니클로의 매출액은 5824억원으로 전년 대비 7.5% 감소했는데 영업이익은 52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884억원 적자에서 흑자를 냈다. 지난해 질 샌더, 화이트 마운티니어링, 오프화이트 컬래버레이션 상품들은 '오픈 런'까지 있었다.

 

데상트는 노재팬 당시 반일감정이 거세지자 이 탓에 공략 시장에 대한 견해 차이로 경영권 분쟁까지 치렀다. 데상트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9% 증가한 5437억원에 영업이익 115억원이라고 공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지난 4월 공시했다. 경영권 분쟁까지 겪었지만 결국 다시 일어선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 이모씨는 "일본 의류 브랜드들의 매출 하락은 노재팬보다는 코로나19 영향이 크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노재팬 운동 전 많은 브랜드가 온라인 쇼핑몰이 잘 구축돼있지 않았고 오프라인 채널에 집중했었다"고 말했다.

 

29일 오전 8시 40분과 9시 김포공항에서는 2년 3개월만에 50~60명의 승객을 태운 비행기가 일본 하네다 공항으로 향했다. 일본이 단체 패키지 관광객에 한해 입국을 허용한 덕분이다.

 

유통업계는 일본의 개별 자유여행까지 입국절차가 간소화되면 역대급 엔저현상에 대대적인 관광이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일본 여행상품의 흥행 탓이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5월 마지막주(5월30일~6월5일) 일본 패키지 예약이 전주 대비 887.3% 늘었고, 인터파크 5월16일부터 29일까지 항공권 예약률이 직전 2주보다 212% 증가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인기 여행지였다. 노재팬이 있었던 2019년에도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558만 명에 달했다.

 

다만 패키지 여행보다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여행지인 만큼 2분기 안에 개별 여행이 허용되지 않는다면 큰 흥행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업계 관계자들은 이는 국제적인 인플레이션 상황이나 리오프닝 특수를 누리는 중인 여행심리 등과 연관이 있을 뿐, 노재팬 영향 탓으로는 보지 않는다.

 

지난 13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앞에서 포켓몬빵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마트 개점시간 전부터 줄서 기다리고 있다. 이보다 앞서 노재팬이 시작하고 8개월 만인 2020년 3월에는 닌텐도 스위치 '동물의 숲'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 있다. /뉴시스

유통업계에서는 이미 '노재팬'은 끝났다고 말한다. 지난 2월 SPC가 출시한 '포켓몬빵'이 광기어린 인기를 끌자 CU, 베스킨라빈스 등이 잇달아 포켓몬스터를 활용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CU는 포켓몬 홀로그램 씰이 랜덤으로 든 '포켓몬 치즈너겟'과 '치즈핫도그'를 한정 수량 판매했다. 베스킨라빈스도 지난 19일까지 서울 용산구 하이브 한남 매장을 포켓몬 테마로 꾸민 '포켓몬 위드 하이브시티'를 운영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 박모씨는 "2020년부터 콘텐츠 영역에 있어서는 노재팬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20년 3월 출시됐던 닌텐도 스위치 '동물의 숲'은 두 달동안 28만 7590개가 판매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끈 바 있다. 같은 해 5월 티몬이 ARS 타임 행사에서 닌텐도 스위치 동물의 숲 에디션을 정가 대비 17% 저렴하게 판매하자 1시간 동안 56만 2088통의 전화가 쏟아지기도 했다.

 

한편 일본 경제잡지 '겐다이비즈니스'는 지난 4월 포켓몬빵 열풍을 조명하며 "노재팬은 과거의 일"이라고 분석했다. 해당 매체는 "일반 시민은 일본 제품을 구입하거나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즐길 때 일일이 그런 것(불매운동)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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