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구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이 결국 구속되면서 그룹의 미래 경쟁력 확보에 제동이 걸렸다.
조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면서 상당기간 '오너 공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판 결과를 기다려야 하지만 그 결과가 나오기 까지 최대 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국앤컴퍼니그룹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와 M&A를 결정하는데 발목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도전과 혁신으로 일군 한국앤컴퍼니그룹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한국앤컴퍼니그룹은 82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의 면모를 살펴보면 기업이 꾸준히 성장해 왔다는 것도 높게 평가 받고 있지만, 단계별 성장을 거듭해 세계 시장에 한국을 알리는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그룹은 1941년 대한민국 최초의 자동차 타이어 회사로 시작해 2012년 한국타이어 인적 분할, 2021년 에너지 솔루션 계열사 한국아트라스비엑스 합병 등 지속 성장을 위한 도전과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젊은 리더인 조현범 회장 지휘 아래 한국앤컴퍼니그룹은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기존의 성공 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혁신을 지속하며 그룹의 미래 전략 구축과 신성장 동력 발굴,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021년에는 창립 80주년을 맞아 한국앤컴퍼니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을 담은 '스트림(S.T.R.E.A.M)'을 공개했다. ▲친환경 배터리 및 신재생 에너지(Smart Energy) ▲타이어 및 관련 핵심 산업(Tire & Core biz) ▲미래 신기술 활용 사업 다각화(Rising Tech) ▲전동·전장화 부품, 기술, 솔루션(Electrification) ▲로봇, 물류 등 자동화 및 효율화(Automation) ▲모빌리티 산업 전반(Mobility) 등 핵심사업을 강화하고 신성장 사업을 발굴해 내겠다는 청사진을 그려낸 것이다.
◆흐름을 읽는 M&A로 미래 경쟁력 강화
조현범 회장의 강점은 변화의 흐름을 민감하게 포착한다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국타이어의 인수합병(M&A)을 주도해왔다. 기업의 강점인 타이어에선 글로벌 유통 네트워크를 확대하기 위한 해외 타이어 유통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2017년에 해외 타이어 유통기업인 호주 작스 타이어즈를, 2018년에는 독일 라이펜 뮬러를 인수했다.
기업 주력 산업 이외에도 새로운 산업에 대한 고민도 인수합병에서 묻어난다. 그룹은 지난 2018년 최첨단 프로토타입 기업 모델솔루션을 인수했다. 모델솔루션은 1993년 설립된 프로토타입 및 몰드 제작회사로 IT 기기, 가전제품, 의료기기까지 다양한 신제품의 프로토타입(시제품)과 몰드를 제작한다. 지난해 국내 프로토타입 업계 최초로 코스닥 상장을 하기도 했다.
이어 2021년 캐나다 프리사이슬리 마이크로테크놀로지를 인수했다. 프리사이슬리는 광학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설계 전문기업으로, 글로벌 IT 기업과 통신 기업들이 주요 고객사다. 광학 MEMS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라이다(LiDAR), 자율주행솔루션, 5G광통신 네트워크를 비롯해 의료영상장비, 메타버스, 항공우주 정보통신용 부품으로 활용된다.
이 외에도 최근 한국타이어의 노하우와 인프라를 모빌리티 스타트업에 제공하는 등 벤처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는 에코(ECO) 시스템 구축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올해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액셀러레이터 '씨엔티테크㈜(CNT테크)'와 함께 국내 대표 창업지원 프로그램 '초기창업패키지'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로켓십 IR(Rocketship IR) 경진대회'에 협력기관으로도 참여하며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동반 성장에 집중하고 있으며, 중고차 이커머스 플랫폼 '카머스(CARMERCE)'와 투자 계약 체결식을 진행하고, 30억 규모의 프리 시리즈A 투자자로 참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너 공백' 회사 경영 적신호
9일 재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조현범 회장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조현범 회장은 2020~2021년 현대자동차 협력사 리한의 경영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 회사 박지훈 대표와의 개인적 친분을 앞세워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 자금 130억원가량을 빌려줘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조현범 회장이 사적으로 빌려줬다고 판단되는 수십억원에 대해 배임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조현범 회장은 2014~2017년 한국타이어가 MKT의 타이어 몰드를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에 사주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하는 데 관여(공정거래법 위반)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한국타이어가 MKT에 몰아준 이익이 조현범 회장 등 오너 일가에 흘러 들어갔다고 의심하고 있다. MKT는 한국타이어가 50.1%, 조현범 회장이 29.9%, 그의 형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20.0%의 지분을 가진 회사다.
다만 조 회장의 구속이 현실화되면서 향후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에 발목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조현범 회장은 다양한 대규모 신규 투자를 주도했다. 이 때문에 향후 투자 등 주요 의사 결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또 한국타이어는 '노조 리스크'라는 부담을 안고 있다. 회사 측과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지회)와 갈등으로 지난해부터 대전과 금산 공장 등에서 게릴라식 파업에 나서며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조현범 회장이 구속되면서 회사는 경영 안정화에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대규모 투자나 M&A를 진행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며 "리더십 공백으로 인해 회사의 신성장 동력확보에 제동이 걸리지 않을까 우려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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