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가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상업용 전기차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가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 지침에 따른 보조금 지급 대상 차종에서 제외됐다. 현대차·기아는 IRA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상업용 전기차 판매를 높이는 등 틈새시장 전략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18일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IRA 회피를 위해 5% 미만이던 리스(임대)차 비중을 30%까지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할 것"이라며 "현지 전기차 공장 생산 일정을 최대한 앞당겨 판매량 회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기아는 미국의 IRA 발표 이후 전기차 부분에서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은 올해 1분기 18만4449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세를 기록했다. 기아도 1분기 18만 4146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19.8%를 기록하며 역대 1분기 최대였던 2021년보다 15% 증가한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전기차 판매는 IRA의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5는 지난달 2114대가 팔렸지만 전년 동월 대비 22% 감소했다. 아이오닉 6는 222대 팔리는데 그쳤다. 기아도 첫 전용 전기차 EV6가 68% 감소한 988대에 그쳤다.
결국 현대차·기아가 현재 상황에서 내놓을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상업용 전기차 시장이다.
IRA 세부 지침상 리스와 렌탈 등 상업용 전기차의 경우 제조 국가와 상관없이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기아의 올해 1분기 미국 상업용 전기차 판매 비중은 1월 25%에서 지난달 29%로 증가세다. 지난해 3~5%의 판매 비중과는 다른 양상이다.
미국 현지 공장 건립 시기를 예정보다 앞당기는 방안도 거론된다. 현대차·기아는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에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전기차·배터리 합장 공장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짓고 있다. 아울러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들과 IRA 배터리 요건을 맞추는 작업도 계속해서 추진할 걸로 전해졌다. 완성차 업체들은 배터리 요건을 충족하는 대로 추후 보조금을 신청할 방침이다.
앞서 미국 정부는 17일(현지시간) 보조금 지급 대상 전기차 16종과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6종 등 총 22종을 발표했다. IRA는 최종적으로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만 세액공제로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한다. 기존에는 북미산 조립 요건만 있었지만 올해 배터리 요건이 추가돼 대상 차종이 줄었다.
올해 3월 말 발표된 세부지침에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여도 북미에서 제조·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50% 이상 사용 시 3750달러, 미국이나 자유무역협정(FTA)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 광물의 40% 이상 사용 시 3750달러가 각각 지급되도록 했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조립되는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GV70'의 경우 세부 지침 발표 전 보조금 대상이었지만 이번에 제외됐다. 현재 GV70에는 SK온 배터리를 사용하지만 SK온의 배터리셀이 중국산이다. 또 북미에 공장을 운영중이어서 보조금 대상이었던 일본의 닛산을 비롯해 일부 미국산 전기차도 강화된 배터리 요건을 맞추지 못해 명단에서 빠지며 전반적으로 40개를 넘었던 혜택 대상이 축소됐다. 독일의 브랜드 역시 명단에서 제외됐다.
미 정부가 이날 발표한 보조금 지급 대상 전기차종에는 ▲테슬라 '모델3' '모델Y' ▲쉐보레 '볼트', '이쿼녹스' ▲포드 'F-150 라이트닝' 등 미국 완성차 업체 차종만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30일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서울모빌리티쇼에서 IRA 대응 전략과 관련해 "일단 미국 재무부의 가이드라인에 있는 상업용 리스 조건이나 준비 중인 현지 공장을 통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정답"이라며 "가격뿐만 아니라 금융 프로그램 등 고객을 위한 부분을 싹 다 봐야 하므로 경쟁력 차원에서 IRA 대응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현대차는 1월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미국 전체 판매 대수 목표 86만대 중 전기차 판매 대수 목표는 7만3000대를 제시했다. 주력 상품인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 판매 목표는 5만대 이상으로 잡았다. 기아는 1월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판매 목표 대수로 5만8000대를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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