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선박에 사용하는 '두께 6㎜ 이상 철판'(후판) 가격 인상을 놓고 또다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매년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상·하반기로 나눠 두 차례 후판 가격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는데 올해 상반기 양측 모두 만족스럽지 못한 합의를 한 만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조선업계는 철강재 가격이 약세라는 점을 주목하는 반면 철강 업계는 지난해 하반기 가격 인하와 올 상반기 소폭 인상을 진행한 만큼 전체적인 시장 상황을 반영해야한다는 입장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이번달부터 하반기 가격 협상에 돌입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톤당 90만원 중반대 가격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은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사들과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에 수입산 비중이 증가하면서 양사의 기싸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후판 수입량은 119만5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71만1000톤으로 94.3% 증가했으며 정상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여기에 올해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조선업계는 하반기 반등을 노리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후판은 선박 제조원가의 20% 가량을차지해 조선사의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철강사들은 원료비, 전기 요금 인상 등 전체적인 시장 상황을 반영해 후판 가격을 추가로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후판 가격을 10%가량 인하했고, 올해 상반기에 철광석 가격과 전기 요금이 추가로 인상된 상황에서 가격을 소폭인상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톤당 70달러대까지 떨어졌으나, 올해 들어 톤당 110달러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또 산업용 전기료도 상반기 킬로와트시(㎾h) 당 21.1원 인상됐다. 철강업계는 전기료가 1Kw당 1원 오를 경우 제품 생산 비용이 100억원 증가하기 때문에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사는 조선용 후판가격을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시황에 맞춰 10% 이상 인하했다"며 "올 상반기에도 철광석 가격 상승과 전기요금 인상 등 큰 폭의 가격 상승 요인이 있었지만 소폭 인상하는데 기쳤다"고 말했다. 이어 "후판 가격은 수요와 공급, 시황, 원가변동폭 등에 맞춰 가격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후판을 비롯한 철강가격은 중국 양회이후 글로벌 시황약세에 따라 가격이 주춤한 상황이지만, 지난 7월 중국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하반기 경기부양 기조(내수확대 부동산 부양 강조)를 재확인하면서 현재 글로벌 철강가격은 상승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며"하반기 시황개선 부분들을 반영해서 조선용 후판가격 합리적으로 협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철강사들은 자동차 강판 가격 역시 원재료 가격 상승을 고려해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김원배 현대제철 고로사업본부장 전무는 "원자재 가격과 시황 변동을 고려하면 자동차 강판의 경우 가격 협상에서 8월부터 소폭 인상 요인이 있다"며 "조선은 중국의 과잉생산에 따른 중국산 저가 후판이 시장에 유입돼 가격 하방 압력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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