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국제 공동 연구진이 3D 바이오 프린팅을 통해 대량 생산이 가능한 인공피부 제작에 성공, 피부 테스트가 필요한 화장품 및 신약 산업에서의 동물 실험을 대체할 새로운 플랫폼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
부산대학교는 정보의생명공학대학 의생명융합공학부 김병수 교수팀은 포항공대 및 중국 베이징 이공대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3D 바이오 프린팅을 통한 피부 표피층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이 신기술은 재현성이 높은 동일한 품질의 인공피부를 일정하게 제작해 새로 개발된 화장품에 대한 테스팅 신뢰성를 높이고, 대량 생산을 통해 인공피부 테스팅 플랫폼(Testing platform)의 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피부에 쓰는 화장품과 신약의 안전성 및 효능을 철저하게 검증하는 데 혁신적인 접근 방식이 될 전망이다.
뷰티 산업계에서는 사회 고도화에 따른 글로벌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새로운 화장품의 개발과 안전성 평가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동물 실험에 대한 도덕적·윤리적 문제가 부각돼 왔고, 화장품 산업은 동물친화적 대안을 찾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이런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중요한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동물 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피부모델에 대한 연구는 그간 활발하게 진행돼 왔다. 인공피부 모델의 핵심은 외부 환경에서 신체를 보호하는 각질화 된 표피층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다. 이때 표피층을 모델링하기 위해서는 각질세포(keratinocyte)로 구성된 단일층을 피부 위에 고르게 위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연구에서는 연구자가 각질세포가 포함된 바이오소재를 피부 위에 일일이 뿌려 줘 인공피부를 제작했다. 이런 방법들은 연구자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질 수 있고, 각질세포가 고르게 퍼지지 못하고 한쪽으로 쏠려 세포뭉치로 피부 위에 위치하거나 빈 공간을 발생시켜 제품의 일관성을 떨어뜨리는 문제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대 김병수 교수팀은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바이오 프린팅 기술로 피부 각질층이 구현된 인공피부 구조체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바이오 프린팅'은 살아있는 인공조직을 실제와 같은 형상으로 제작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이다.
인공피부 제조에는 각질세포를 피부 위에 단일층으로 위치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각질세포를 포함하는 젤라틴(gelatin)을 바이오잉로 사용했다. 젤라틴은 온도에 따라 액체 혹은 점성이 있는 젤로 성질이 변화하는 특성이 있다.
연구팀은 체온 범위 안에서 녹는 젤라틴의 이런 특성을 이용해 프린팅 과정에서는 젤 형태가 유지되도록 온도를 낮게 유지해 프린팅하고, 프린팅 후에는 인공피부를 37도에서 배양해 젤라틴이 녹아 없어지도록 했다.
즉, 각질세포를 포함하는 젤라틴 바이오잉크를 피부 유래 세포 외피 매트릭스 등으로 구성된 인공피부(진피) 위에 동일한 높이로 프린팅하면 배양 과정에서 젤라틴은 녹아 없어지고 각질세포로만 이뤄진 단일층이 피부 위에 남게 된다. 이런 방법은 피부 위에 각질세포 뭉치를 만들거나 세포가 없는 빈 공간을 만들 가능성 자체를 차단한다.
부산대 김병수 교수는 "동물 실험의 윤리적 문제와 사람-동물 간의 유전적 차이로 인해 신약·화장품 산업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피부 프린팅 기술은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테스팅 플랫폼으로 응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지원사업 및 선도연구센터육성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 민·군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부산대 및 포항공대 연구팀은 프린팅 과정 중에 온도가 조절되는 바이오 프린팅 시스템을 구축했고, 베이징 이공대가 제공한 젤라틴 바이오잉크에 각질세포를 포함한 뒤 피부 위에 고르게 분사해 인공피부 제조 공정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 'Advanced Healthcare Materials' 10월 27일 자 후면 표지논문(back cover)으로 소개됐다.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