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시골쥐'도 힘든 삶

./김정산 기자

아이소포스는 고대 그리스의 동화 작가다. 모두가 아는 '이솝우화'의 저자다. 그의 작품 중에는 '시골쥐와 도시쥐'가 있다. 고즈넉한 시골에 살던 쥐가 도시에 사는 친구쥐를 만난 이야기로 기억한다.

 

시골쥐는 처음 도시의 풍경을 맞닥뜨리곤 깜짝 놀란다. 다채로운 음식과 놀거리들이 넘쳐나서다. 그러나 도시에는 수많은 인간과 고양이 등 위협적인 존재들이 포진했다. 결국 시골쥐는 안전한 고향으로 돌아가 심신의 안정을 되찾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아이소포스는 동화를 읽는 아이들에게 불안한 풍요로움보다 행복한 빈곤이 낫다는 교훈을 주고 싶었을 것이다. 해당 이야기가 성립하기 위해선 부족하더라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아쉽지만 이제는 지역과 관계없이 적당히 잘 살 수 있는 공간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제는 공정한 경합이 이뤄질 수 있는 경기장이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우리 사회는 서민들 살기 참 팍팍하다. 돈 몇 푼이 아쉬워졌다. 신용점수 900점이 넘는 고신용자도 대출을 거절당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중저신용자는 한 푼이 아쉬워 저축은행 담보대출을 찾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신용카드 대출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카드사 9곳의 카드론 잔액은 39조4821억원이다. 사상 최대치다. 누적잔액 40조원 돌파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4%다. 매달 이자만 460억원가량 불어나고 있다. 현금서비스와 리볼빙 금리는 이보다도 더 높다. 신용점수가 낮을수록 매달 부담할 이자는 더 높다.

 

저축은행은 지난해 중금리대출 규모를 확 줄였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대비 42.9%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카드론이라도 사용할 수 있다면 다행이라고 말한다. 불법사금융은 더 잔인해서다. 금융당국이 불법사금융 단속과 추징·징수를 단행하고 있지만 길거리에는 '일수대출' 명함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결국 저축은행과 대부업체가 중저신용차주 흡수를 분담해야 한다. 시골쥐든 도시쥐든 자격이 된다면 자금 융통이 가능해야 한다. 흥청망청 과시욕에 빠진 경우를 논외로 치더라도 성실히 잘 살고 싶은 사람들이 재기할 발판은 견고해야 한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