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 경험 공유, 핵심광물·방산협력 등 경제적 실리에 목표
윤석열 대통령은 2일 탄자니아·에티오피아 정상들과 회담을 개최하는 등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정상외교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의 대(對) 아프리카 외교는 지난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을 수행하면서 여러 국가 정상들과 만난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사미아 술루후 하산 탄자니아 대통령과 오찬 정상회담,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와 만찬 정상회담을 각각 진행하고 양국 관계 발전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한국은 아프리카 국가 중 처음으로 탄자니아와 '경제동반자협력(EPA)' 협상 개시를 선언하기로 했다. 또한 양국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 25억달러 규모의 '경제개발협력기금(EDCF) 기본약정'을 체결하고, 이번 회담을 계기로 '청색경제 협력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정부는 오는 4~5일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는 48개 국가가 참가하고 25개국 정상이 방한한다. 이번 회의는 한국 정부가 최초로 개최하는 아프리카와의 정상회의이자, 윤석열 정부의 최대 규모 다자 정상회의다.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글로벌 중추국가로 나아가는 우리나라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전망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글로벌 중추 국가를 지향하는 우리나라에게 있어 아프리카와의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회의에 초대받은 대부분의 나라가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은 한국과의 협력에 대한 아프리카의 높은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은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글로벌 사우스(지구 남반구나, 북반구의 저위도에 위치한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 개발도상국)'와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릴레이 정상외교를 진행하고 있다. 정상회의가 끝나는 오는 5일까지 25개국과 연쇄 정상회담을 진행하는 게 대통령실이 밝힌 계획이다.
지난해 엑스포 유치를 명목으로 아프리카 국가들과 일일이 만남을 가진 만큼, 두 번째 만남은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에는 줄리우스 마다 비오 시에라리온 대통령과 오찬 회담을 갖고 경제·농업·교육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증진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서 국제무대에서 공조를 강화하기로 한 바 있다.
윤석열 정부가 아프리카와의 협력을 구축하는 데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아프리카의 풍부한 자원과 젊은 인구에 한국의 혁신적 기술과 경제 성장 경험을 결합하면 강력한 시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이 지향하는 바이기도 하다.
특히 한국은 반도체·배터리·자동차·조선·석유화학·IT·통신·원자력·방산 등 다양한 산업의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어 아프리카 국가들이 협력을 적극 희망한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태평양도서국정상회의에 이어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위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프리카의 풍부한 광물 자원, 젊은 시장 등에 접근성이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아프리가 국가들과 교역·광물·방산 분야에서 경제 협력을 증진할 방침이다. 아프리카는 인구 14억명, 국내총생산(GDP) 3조4000억달러의 거대 소비시장이자 석유·광물 등의 부존자원이 풍부해 잠재력이 매우 높다. 한국 정부는 마다가스카르, 에티오피아, 앙골라와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을 체결했고, 탄자니아와도 공급망 등 신통상 협력 요소를 포함한 EPA를 개시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또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2월 발표한 '핵심광물 확보 전략'에 따라 아프리카 자원 부국과의 양자 및 다자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아프리카는 전 세계 광물자원 중 30%가 집중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크롬·망간·코발트 같은 이차전지 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 핵심 원료가 풍부하다. 정부는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핵심광물 협력 파트너십 MOU'를 체결해 관련 협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대통령실에 따르면 아프리카 국가들은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자국 방어를 위한 국방력도 강화하고 있는데, 한국 방산업체의 우수한 기술력과 빠른 납기 그리고 안정적인 유지보수·정비(MRO) 능력 등을 앞세워 아프리카 시장진출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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