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대출 줄고 이자비용 부담…'보릿고개' 시련기
수신금리 내리막길 예고…예금금리 "오늘이 제일 비싸다"
저축은행이 추석 맞이 특판 출시에 소극적이다. 추석은 목돈이 움직이는 데다 저축은행의 유동성 확보 시기와 겹치는 만큼 마케팅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업황악화로 최소한의 유동성만 확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저축은행 79곳의 정기예금(1년물) 평균금리는 연 3.67%다. 한 달 새 0.02%포인트(p) 올랐다. 지난 2022년과 2023년 8~9월 정기예금 평균금리가 각각 0.1%p, 0.21%p씩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금금리 상단이 한 달 새 0.09%p 상승했다. 조은저축은행의 특판을 제외하면 상승폭은 0.05%p로 줄어든다. 지난 2022년 추석 정기예금 금리 상단은 한달새 0.15%p 상승했다. 예금금리 0.1%p는 예금자보호한도인 5000만원 기준 연간 4만원 수준이지만 조금이라도 금리를 높게 책정해야 소비자를 확보할 수 있단 설명이다.
이날 기준 회전식정기예금을 제외하고 저축은행에서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조은저축은행의 'SB톡톡 정기예금'이다. 연 4% 금리를 적용했다. 이어 엠에스저축은행과 유니온저축은행은 'e-정기예금' 금리를 연 3.95%로 책정했다. 5000만원을 납입하면 연 167만8500원의 이자를 수령할 수 있다.
이처럼 저축은행이 고금리 특판에 어려움을 겪는 배경에는 '금리 다이어트'가 자리 잡고 있다. 올해 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이자비용이라도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저축은행은 지난 2022년 11월을 시작으로 4개월간 연 5~6%대 정기예금을 연달아 출시했다. 지난 2022년 4분기 저축은행의 이자비용은 9500억원으로 직전 분기(7678억원) 대비 23.7% 상승했다.
반면 대출규모는 축소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저축은행의 여신잔액은 96조9415억원이다. 지난 5월 29개월만에 월 100조원 벽이 무너진 이래 하향곡선이 이어지고 있다. 건전성관리를 위해 신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중단했고 고금리 기조에 리테일(소매금융) 수요 확보에도 난항을 겪는 탓이다. 저축은행은 채권 발행이 불가능한 만큼 대출에 필요한 자금의 90% 수준을 정기예금에 의존하고 있다. 빌려줄 곳이 마땅치 않으니 받지도 않겠다는 기조다.
업계에서는 정기예금 가입을 고민하고 있다면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올 4분기가 적기다. 예적금 만기도래가 집중되는 만큼 유동성확보 차원의 자금 조달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연 3~4% 정기예금도 금리 수준이 양호하다는 의견이다.
일각에서는 입출금이 자유로운 파킹통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저축은행 파킹통장은 정기예금과 마찬가지로 연 3~4% 금리를 제공하며 복리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별도의 우대조건도 없는 만큼 명절용돈, 목돈 등을 예치하기에 적합하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시장에 큰 변화가 없다면 내년 상반기까지 수신금리가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라며 "예적금 모두 오늘이 가입하기 제일 좋은 날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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