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선고 전에 여권에 부담이 되고 있는 김건희 여사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며 연일 대통령실을 압박했다. 한 대표는 최근 김 여사와 관련해 ▲공개 활동 중단 ▲대통령실 김 여사 라인 인적쇄신 ▲의혹 설명 및 해소 등을 요구해왔는데,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와의 면담 이후에도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해 데드라인(마감일)을 정하며 대통령실과 각을 세웠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민주당 대표의 범죄 혐의에 대한 재판 결과들이 11월15일부터 나온다"라며 "민주당이 집권하면 안 될 거라는 점, 많은 국민들께서 점점 더 실감하시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반대로 민주당은 그 상황에서 더 폭주하고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더욱더 민심에 반하는 행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그 때 우리는 어떤 모습이어야 되겠는가. 김 여사 관련 국민들의 요구를 해소한 상태여야만 한다"며 "그때도 지금처럼 김 여사 관련 이슈들이 모든 국민들이 모이면 얘기하는 불만의 1순위라면 마치 오멜라스를 떠나듯이 민주당을 떠나는 민심이 우리에게 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오멜라스'는 SF 판타지 작가인 어슐러 르 귄의 단편 '오멜라스를 떠나며'에 나오는 마을 이름으로, 추악한 낙원이나 위선적 낙원을 지칭할 때 쓰인다. 한 대표는 "그건 우리 당의 전략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불행"이라며 "왜냐하면 우리는 대한민국을 지키고 대한민국을 발전시키고 국민의 삶을 나아지게 하려는 선의를 가진 정치세력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 일을 할 수 있으려면 지금 변화하고 쇄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전날(22일)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 감사인사 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국민의힘이라는 우리 당의 이름을 참 좋아한다. 오직 국민만 보고 민심을 따라서 피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겠다. 우리는 국민의힘이 되겠다. 국민께 힘이 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 대표는 국민의힘이 대통령 친인척의 비리를 감시하는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을 야당의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연계하는 자세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한 대표는 "우리는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국민들께 여러 번 약속했다"며 "민주당에 강력하게 요청한다.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해 달라. 그걸 안 하는 건 북한 인권에, 북한 인권의 수준에 더불어민주당이 만족하고 있다는 것밖에 안 된다"고 촉구했다.
한 대표는 "그러나 특별감찰관 추천에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의 전제조건이라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는 국민들의 공감을 받기 어렵다"면서 "우리는 민주당의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결국 관철시킬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그러나 특별감찰관의 추천 절차를 그 이후로 미루지는 않겠다. 이건 민주당과의 약속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과의 약속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 대표의 발언은 야당이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추천하지 않더라도 특별감찰관을 임명하라는 요구로 읽힌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의 면담에서 특별감찰관 임명 건의에 '특별감찰관은 여야가 협의할 문제'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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