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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

[2024 美대선 ③] '다자주의' 해리스 vs '일방주의' 트럼프

해리스, '가치 연대' '다자주의 외교' 계승 전망
'톱다운' 선호하는 트럼프, '일방주의 외교' 부활할 듯

정부가 오는 11월5일에 치러질 미국 대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제 분야 뿐 아니라 외교안보 분야의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어서다. 그만큼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미관계, 대북(對北) 정책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ChatGPT로 생성한 미국 외교를 상징하는 이미지

우리 정부는 오는 11월5일에 치러질 미국 대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의 외교안보 분야 정책이 급변할 수 있어서다. 그만큼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미관계, 대북(對北) 정책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 후보인 해리스 현(現) 부통령은 미국의 전통적인 외교, 동맹을 통한 안보에 무게를 둘 전망이다. 그러나 트럼프 전(前) 대통령은 '아메리카 퍼스트'라는 관점에서 외교문제를 바라보고 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재임 시절 '톱다운(Top down)' 방식으로 대북 문제를 접근했는데, 이는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방향과는 전혀 다르다. 이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대북 정책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4월27일(현지시간) 미국에 국빈방문해 워싱턴DC 미 국무부에서 열린 국빈오찬에서 해리스 부통령 등 참석자들과 건배하고 있다. /뉴시스

◆해리스, '가치 연대' '다자주의 외교' 계승 전망

 

윤석열 정부는 한미동맹을 전통적인 군사 동맹을 넘어 경제 및 기술 분야의 협력으로 확장했다는 것을 성과로 꼽고 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와 윤석열 정부는 군사적인 면에서도 새로운 합의를 이끌어낸 바 있다. 이에 한미는 북핵 억제를 위한 확장 억제 전략을 강화해, 합동 군사 훈련 확대·전략자산 상시배치 등의 조치를 실행했다.

 

아울러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을 국제 현안 대응에 함께 할 '가치 연대'의 주요 멤버로 포함시켰다. 이 때문에 한미일 관계가 이전보다 긴밀해졌다. 대북 정책 역시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어느 정도 계승했으므로, 북한의 선제적인 비핵화 조치를 요구해왔다.

 

이 같은 배경으로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된다면 미국의 아시아 외교의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해리스 행정부'가 출범할 경우 한미일 3자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동맹국 간의 협력과 다자 외교를 중심으로 하는 미국의 '전통적인 외교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대북정책도 '전략적 인내'를 기반으로 한 접근 방식을 유지할 전망이다. 문제는 북한의 태도가 변화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략자산 상시배치나 합동 군사훈련, 미사일 방어 등 기존에 취한 조치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의 관계도 기존 '디리스킹(de-risking)'에 초점을 두고, 공급망 다변화 등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9년 6월30일 판문점 남측지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노동신문)

◆'톱다운' 선호하는 트럼프, '일방주의 외교' 부활할 듯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을 할 경우, 한미관계는 변수가 생길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시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정상 간 직접 대화를 나누는 '톱다운' 방식을 선호했다. 이때문에 북미정상회담이 두 차례나 열리기도 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일화를 적극 언급하며, 자신의 외교 능력을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 경우 경제적 혜택을 제시했지만, 재임 초기에는 필요시 군사적 행동을 취할 수 있음을 여러 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북한이 도발할 경우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강화하거나 전략 자산을 한반도에 재배치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협상 전략은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에 외교적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었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이 전통적으로 취해온 '다자주의 외교'를 선호하지 않았다. 이번에 당선돼도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우선으로 하며 '일방주의 외교'를 시행할 전망이다. 예를 들어, 주한미군 주둔비용인 방위비 분담금의 인상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개정 등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일방주의 외교는 한미일 3자 관계에도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전통적으로 미국은 일본과 한국의 밀착을 선호했는데, 이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을 위해서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일동맹의 안보적 측면은 강화했지만, 미일 간 무역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바 있다. 한미일 3각 구도가 아니라 한미·미일 1대 1 구도로 소통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기 때문에, 재집권 시에도 같은 방식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해리스 행정부'가 중국과의 '디리스킹'을 선택한다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럴 경우 한국은 미중 사이 균형을 맞추는 데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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