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파트너스 연합(이하 MBK 연합)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윤범 회장 측이 추진하는 유상증자(유증)를 금융감독원이 제지하고 나선 가운데 MBK 연합이 장내매수 방식으로 고려아연 지분을 늘려가며 임시 주주총회 소집에 나서며 압박 수위를 높여 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MBK 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지분 확보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지난달 18일부터 11일까지 NH투자증권에 증거금을 전액 예치하고 시장에서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자유재량 매매(CD)' 방식으로 매수를 요청해 고려아연 지분 1.36%, 28만2366주를 장내에서 추가 취득했다. 지분 1.36%를 추가하면서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지난달 14일 완료된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통해 확보한 5.32%에 더해 6.68%로 고려아연 지분율을 높였다. 한국기업투자홀딩스의 지분 6.68%에 기존 영풍 및 장씨 일가의 고려아연 지분 33.13%와 영풍 측의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통한 지분 0.02%까지 더하면 MBK 연합의 지분은 발행주식 총수의 39.83%가 됐다.
반면 최윤범 회장 측은 최근 우호 지분으로 분류됐던 한국투자증권 등이 지분을 매각하고 빠지면서 우호 지분이 줄어들었다. 현재 우호 지분 포함 지분율은 약 34%대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경영권 분쟁 중인 MBK측과 격차는 약 5%포인트로 늘었다. 업계에서는 향후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MBK 측이 유리해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MBK 연합은 지난달 28일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고려아연 측에 발송했으며 이달 1일 주총 소집 허가 신청서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한 상태다. 만약 법원이 허가할 경우 임시주총은 이르면 오는 12월 말에 열릴 가능성이 높다.
이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13일 고려아연 이사회를 개최하고 경영권 방어를 위한 돌파구 마련에 나선다. 재계에서는 고려아연이 이사회를 통해 유상증자 철회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고려아연은 MBK 연합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가운데 환율과 온산제련소 시설보수 비용 등으로 3분기 수익성이 악화된 실적을 내놨다.
고려아연은 올해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3조2066억원, 영업이익 149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9.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6.5% 감소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4.9% 늘고, 영업이익은 44.2% 줄었다. 고려아연은 비우호적인 대외 환경과 시설보수 비용 반영에도 매출이 40% 가까이 늘어 높은 성장성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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