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권시장 대신 미국증시(뉴욕증권거래소·나스닥)에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국내 기업들이 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투자자들의 국내증시 이탈과 함께 유망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 행렬이 국내 증시의 성장 가능성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이하 토스)는 최근 나스닥 IPO를 위해 외국계 투자은행을 상대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고 주관사 선정에 돌입한 상태다. 이러한 움직임은 한국 시장을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쿠팡(뉴욕증권거래소)', '네이버 웹툰(나스닥)'의 상장 이후 최근들어 속속 나타나고 있다. 토스 외에도 ▲셀트리온홀딩스 ▲오에스알홀딩스 ▲야놀자 등이 나스닥 입성을 준비 중이다.
이에 국내 자본시장에서는 좋은 기업들이 미국 증시로 빠져나가면서 결국 한국 증시의 자본 수급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국내 한 증권사의 IPO를 주관하는 관계자는 "최근 국내 증시보다 미국 증시에서 더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기업이 증가하는 분위기"라며 "좋은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는 것 같아 아쉽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토스가 미국 증시 입성을 추진한 배경으로는 국내에서는 1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한 점도 주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증권학회 회장)는 "한국 시장보다 미국 시장은 수익에 비해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주는 시장"이라며 "최근 한국 증시 상황이 좋지 않은 것도 기업들이 미국 증시 진출로 눈을 돌리는 데 한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현상이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특별한 경우는 아니라고 봤다. 이 교수는 "유럽을 비롯한 다른 나라 기업들도 자사의 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고 생각이 들면 자금 조달 사정이 좀 더 나은 미국 시장으로 가고 있다"며 미국 증시 상장 자체가 일종의 '글로벌 트렌드'라고도 봤다. 미국 상장의 장점으로는 세계 최대규모의 유동성에 따른 자금조달이 유리하다는 점과, 기업 가치 상승 및 인지도 증가, 글로벌 홍보 효과 등을 꼽았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한국 시장에 상장하는 상장 기업들에 대한 벨류에이션 측정 과정 자체가 '혼란기'에 있다"며 "국내 IPO 시장 침체는 아무리 기업의 펀더멘탈이 좋고 주관사가 기업평가를 적절히 잘 해내도 상장 당시 시장상황에 주가 움직임이 좌지우지 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스닥으로 가는 기업들을 뭐라 할 게 아니라, 먼저 주관사가 상장 기업의 벨류에이션을 가장 최적으로 알아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투자자들은 리스크가 있어도 장기적인 벨류에이션을 보고 기업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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