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 도입이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학교 현장은 인터넷 속도와 지원 인력 배치 등의 인프라 구축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격차도 천차만별이었다.
■ 학교 절반, 무선 인터넷 속도 점검 '아직'…26%는 '개선 필요'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비례)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2025년 AIDT 대상 학년(학교) 디지털 인프라 진단 결과'에 따르면, 전체 진단대상 학교 1만2090곳 중 54.8%에 해당하는 6631곳이 무선 인터넷 속도 점검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차 점검이 완료된 학교 5459곳 중에서도 무선속도 개선이 필요한 학교는 1452교(26.6%)에 달했다. 이중 1300개 학교는 교실의 무선AP에서 적정 대역폭이 확보되도록 조치가 필요했으며, 152개교는 최신AP(WiFi6지원)로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다.
AI 디지털교과서에 활용되는 디지털 기기의 경우, 1차로 기기 수량을 확인한 학교 6749곳 중 보급이 되지 않은 학교가 1720교였다. 4곳 중 1곳이 아직 보급되지 않은 셈이다. 기기 보급 조사 대상을 전수로 넓힐 경우 보급이 필요한 학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기기 성능의 경우, 1차 점검완료 학교 6792곳 중 155곳(2.3%)에서는 터치불량, 액정잔상, MDM 설치 오류, 배터리 고장, 부팅불가 등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충전보관함은 1차 점검완료 6792교 중 보급이 필요한 학교가 564교(8.3%)였고, 충전함 일부포트 고장 학교 4곳을 제외한 560개교는 충전보관함이 부족한 실정이다.
■ 지원인력 배치 등 인프라 미비…지역별 '격차'
이같은 상황은 시도교육청별로 격차가 컸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디지털 기기 수량 보급 진단을 완료한 곳은 9개 지역이다.
대상 학교인 1338곳 모두 진단을 완료한 서울의 경우, 32.5%에 해당하는 435곳에만 디지털 기기 보급이 완료됐고, 나머지 903곳은 아직 보급이 되지 않았다.
강원지역은 573개교 가운데 102개교(17.8%)에서 디바이스 성능개선이 필요했고, 경남은 1001개교 중 419개교(41.9%)가 충전보관함 보급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선 인터넷 속도의 경우, ▲대전 307교 중 190교(61.9%) ▲인천 514교 중 268교(52.1%) ▲강원 573교 중 279교(48.7%) ▲경남 1001교 중 374교(37.4%) 등에서 개선이 필요했다.
또한 서울이 전체 진단 대상 1338교 중 1274교(95.2%)에 디지털 튜터 등 지원 인력을 배치한 반면, 이외의 지역은 ▲경남 1001교 중 38교(3.8%) ▲인천 514교 중 27교(5.3%) ▲강원 649교 중 59교(9.1%) ▲전북 765교 중 180교(23.5%) 등에 그쳤다.
인프라 점검이 완료되면 디바이스 보급, 교체, 성능 및 속도개선이 필요한 학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디바이스, 무선 속도 등을 종합 점검·개선해 내년 3월부터 활용에 문제없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용서 교사노조연맹 위원장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이 오히려 교사들을 교육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크게 우려된다"라며 "교육부는 학교 현장 교사들과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을 통해 정책을 함께 만들고, 교사에게 과도하게 부여된 업무와 책임부터 정상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백승아 의원은 디지털교과서 도입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백 의원은 "디지털교과서의 교육적 효과 연구와 사회적 합의를 비롯해 법적 근거, 교과서 제작 및 보급, 교원 연수, 인프라 구축 등 모든 준비가 미흡한 상황"이라며 "교원 업무 경감을 위해 추가 인력이 배정된 학교도 53.1%에 불과해, 교사들이 본연의 교육 활동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 이현진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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