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제 금 선물, 1온스당 2932.60달러…2024년 초 대비 41.4% ↑
국내 금 가격은 81.3% 폭증…한 돈 '59만3000원'에 '골드바'도 품귀
트럼프 發 '무역전쟁'에 금 수요 폭증…각국 중앙은행 금 매입 늘려
금이 갈수록 귀해지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촉발한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로 세계적으로 금 투자 수요가 늘면서 국내에서도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금 가격은 13개월 만에 두 배 가까이 폭등했고, 은행으로 가는 금 공급도 끊겼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조폐공사가 오는 4월까지 '골드바(순금괴)'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 세계적인 금 투자 수요에 현물 확보에 차질이 생겨서다. 조폐공사는 9개 은행을 비롯한 13개 금융기관에 금 현물을 공급한다. 국내 최대 금 거래소인 한국금거래소도 지난해 11월부터 금 공급을 대부분 중단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은 1트로이온스(31.1g, 약 8.1돈) 당 2932.60달러(한 돈에 약 53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전일보다 1.80달러 내린 수준이지만 작년 초 거래가인 2073.4달러(한 돈에 약 33만원, 당시 환율 기준)와 비교해 41.4%나 올랐다.
국내 금 현물 시세는 더 빠르게 치솟았다. 지난해 초 한 돈(3.75g)에 32만7000원(구매가 기준)에 거래됐던 한국금거래소 금 현물 가격은 지난 11일 59만3000원까지 상승했다. 가격 상승률이 81.3%에 달한다. 국제 선물 가격과 비교해 가파른 상승이다.
세계적으로 금 수요가 치솟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무역 갈등 때문이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산할 때 가격이 상승한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6일(현지시간) 모든 중국산 물품에 10%포인트(p)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중국 또한 미국에서 수입되는 물품에 10~15%p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보복 조치에 돌입했다.
또한 트럼프는 지난 10일(현지시간)에는 모든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의 관세를 결정했고, 반도체와 차량에 대한 관세도 예고했다. 유럽연합(EU) 등 대(對)미 관세율이 높은 국가에 동등한 관세를 부과하는 '상호관세' 조치도 도입 수순에 들어갔다.
트럼프는 "앞으로 4주 동안 아마도 매주 (관세 및 무역에 관련한) 회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앞으로 몇주간 철강과 알루미늄뿐 아니라 반도체와 자동차, 의약품에 대해 들여다볼 것이며, 그외 다른 두어개 품목에 대해서도 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금을 가장 많이 사들인 곳은 각국 중앙은행이다. 지난해 11월 진행된 미 대선을 앞두고 강도 높은 보호무역을 예고한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금 보유를 빠르게 늘렸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세계 중앙은행들이 지난해 4분기에 매입한 금 매입량은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54% 늘어난 333톤(t)에 달한다. 중앙은행들이 지난 2020년 한 해 동안 매입한 규모인 255톤보다 78톤이나 많다.
전문가들은 금 가격이 불확실성에 힘입어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귀금속 거래소 불리언볼트의 에이드리언 애시 리서치국장은 "금은 다른 자산이 부진할 때, 특히 주식 시장이 하락할 때 좋은 성과를 보인다"라며 "트럼프 지지자들은 그가 미국의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각국 중앙은행 책임자들은 불확실성의 위험을 관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내 50bp(0.5%포인트)까지 축소된 기준금리 인하 기대치 후퇴가 지난해 말 귀금속 섹터에 선반영 됐다"라며 "실질금리 급등을 초래하는 일시적, 또는 예상 밖의 경기침체 쇼크가 없는 한 금과 은 가격 동행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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