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몰이꾼이 도랑에 빠트린 짐수레를 제힘으로 건져낼 노력은 하지 않고, 신들 가운데 그가 특별히 존경하는 헤라클레스에게 수레를 꺼내 달라고 기도하고 기도했다.
마침내 헤라클레스가 소몰이꾼 앞에 나타나서 이렇게 꾸짖었다.
"먼저 네 손으로 수레바퀴를 힘껏 밀고 소를 채찍하거라. 너 스스로 힘쓰지 않는다면, 아예 기도도 하지 마라. 노력하지 않으면서 신을 찾으면 모두 다 헛일이 될 테니까 말이다"(이솝우화 '소몰이꾼과 헤라클레스) 어쩐 셈인지, 운세산업이 번성하다 보니, KAIST N교수 연구팀이 '인공지능 신당'을 서울 인사동에 등장시켰다는 최근 뉴스를 보고 생각나는 우화다. AI 목사, AI 스님에 이어 멀지 않아 AI 예수, AI 석가모니가 사람들의 영혼을 이끄는 세상이 되면 나쁜 운명과 재수 없음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까? 웬일이지 겁난다.
오래전, 어떤 욕심쟁이는 재직 회사 재산을 야금야금 빼내 자기 회사를 차리고는 대운이 터져 졸부가 된 줄 알았다. 무당을 모셔다 허구헌날 푸닥거리를 일삼아 주변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운이 좋아 썩은 돈탑을 쌓을 수 있었다고 착각하며 정직한 사람들을 외려 업신여기고 으스댔다. 얼마 가지 않아 믿었던 부하가 자산을 몽땅 빼돌리고 오히려 고발하겠다는 시늉을 하자 떨었다. 거부가 될 거라는 무당의 거짓 예언에 탄복하다가 부하 또한 자신과 같은 아류일 줄 짐작하지 못했을까? 그 더러운 돈은 다 날아갔지만 뇌리에 깊숙이 새겨진 죄업은 좀처럼 지워지지 않을 거다.
사람이 "살다가 보면 넘어지지 않을 데에서 넘어질 때도 있다." 또 신바람이 나서 맘껏 달리고 싶을 때도 있기 마련이다. 바른말을 하며 떳떳하게 살다 보면, 엉뚱한 구설수로 시샘 많은 자들의 입에 오르내릴 수도 있다. 하찮은 일에 일희일비하면서 운이 없다거나 재수가 좋다고 으스대다가는 갈 길이 헷갈려 앞길을 스스로 가로막는 꼬락서니가 된다. 보람을 느끼며 살아가는 방법은 세상의 이치를 저버리지 말고 바른 자세로 가야 할 길을 뚜벅뚜벅 가는 것이다.
자신과 나라의 내일을 짊어질 '젊은 사자들'은 돌아가신 조상의 은덕을 바라지 말고, 헤라클레스의 도움을 기다리지도 말라. 관상, 사주팔자, 점성술에 기대다가 결국엔 인생 망친다. 가야 할 길을 제 스스로 개척해야 하는데, 자신의 의지를 내치고 변덕스러운 점쟁이를 찾아가 앞길을 묻는다면 어찌될까? 점쟁이 맘에 따라 변해가는 점괘에 따라 이리저리 휘둘리다 무뇌충이 되기 십상이다. 옳고 그름, 정의와 불의를 제쳐두고 부귀와 권세를 탐하다 보면 패배감 아니면 우월감 같은 망상에 사로잡혀 판단력을 상실한다.
눈앞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 노력은 하지 않고 관상이나 사주팔자에 탐닉하다 보면 미래를 헤아리는 혜안을 기르지 못해 어느새 뿌리치지 못할 근심거리가 다가온다. 세상사를 되도록 멀리 보고 눈앞의 이해관계에 급급하지 않고 순응하여야 헛발을 디디지 않는다. 긍정적 사고와 감사하는 자세를 이어가면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이치를 깨닫게 되어 마음 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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