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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철강/중공업

미-중 협공에도 '위기를 기회로'…K-철강 이중고 극복할까

쿼터제 폐지로 수출 한계 사라져 긍정적
중국 철강 감산 발표…약 5000만t 전망
"하반기 안정세 예상, 실적 개선 이룰 것"

포스코 포항제철소 외부 전경./ 포스코

철강업계가 중국산 저가 공세와 미국의 고율 관세에 초긴장 상태이지만 한편에서는 중국의 철강 감산과 대미 수출 쿼터 해제를 기대하며 반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9일(현지시간) 미국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 부과가 오는 12일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방침을 못 박았다.

 

지난 2018년 트럼프 1기 당시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발표했을 때 한국은 미국과 협상을 통해 철강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수출 물량을 제한하는 쿼터제를 수용했다. 이에 우리나라는 대미 철강 수출에서 '263만톤(t) 무관세'를 적용받아왔다.

 

한국은 미국 철강 수입 시장에서 캐나다·브라질·멕시코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철강 제품을 팔고 있다. 미국 철강협회 기준 한국 철강 제품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9.7%(2024년 기준)에 달한다. 미국 철강 시장에서 수입 시장 비중이 약 30%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

 

관세부과와 더불어 중국산 저가 철강재가 국내 시장에 쏟아져 들어오는 것도 업계의 고민이다.

 

중국산 후판 가격은 톤 당 70만~75만원으로 국산 후판 가격 90만~95만원 대비 25% 가량 저렴하다.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 업체들에서도 중국산 후판을 찾는 곳이 늘어나 국내 수입량은 지난 2021년 45만톤에서 지난해 138만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내산 철강 제품 수요는 감소해 철강사 실적은 악화됐다.

 

/유진투자증권

철강업계에 들이닥친 '이중고'로 우려의 시선이 많아지고 있지만 정작 철강업계는 '기회'라는 분위기다.

 

미국 정부가 철강 수입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2월 초)한 후 미국 철강 가격은 급등해 미국 열연코일 가격은 지난 1월 말 톤당 650달러에서 현재 850달러로 31% 상승했다. 관세 부과를 예상한 미국 철강업체들이 먼저 가격을 올린 것이다.

 

미국 철강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경우 국내 제품이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또한 쿼터제 폐지로 수출 할 수 있는 한계가 사라지기 때문에 미국시장 확대를 통해 수익을 끌어 올릴 수 있다.

 

중국의 저가 공세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가 최대 38%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한숨 돌린 상황이다.

 

또한 중국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철강 생산량을 감축해 산업 구조 조정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구체적인 감산 목표에 대해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약 5000만t의 감산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한국 생산량(6350만t)의 80%, 중국의 연간 수출량(1억1106만t)의 절반에 달하는 수치다.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에 골머리를 앓던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 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쿼터제 폐지로 수출 물량에 대한 한계가 사라졌기 때문에 오히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중국의 감산과 우리나라 정부의 중국 제품 대응으로 하반기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보여 실적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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