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지난해 연간 매출 10조원을 돌파하며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해외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BYD에 전장(차랑용 전기·전자장비)용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를 공급하는 것이 알려지며 전장 부문에서의 글로벌 입지 강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평가가 따른다. 특히 이번 공급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직접 중국 BYD공장을 방문한 시기와 맞물려 그의 방중 행보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가 BYD에서 MLCC 공급을 위한 최종 승인을 받고 납품에 본격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고객사와의 계약 관련 내용은 민감한 사안인 만큼 정확한 공급 규모나 단가 등을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계약이 수천억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삼성전기는 초소형, 초고용량 MLCC 부문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온·고압·고신뢰성 등 전장 제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전장 분야 강화 기조는 그룹 차원의 전략적 움직임과도 이어진다. 이 회장은 지난 3월 24일 중국 출장길에 올라 샤오미와 BYD 공장을 방문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왕촨푸 BYD 회장 등 핵심 인사들과 만나 전장 관련 협력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계기로 삼성전기의 전장 사업 확대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도 전장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내비쳤다. 장 사장은 "미래 성장사업인 전장 및 AI·서버 제품은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다"며 "주력 사업 부문별 고부가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고객 다변화를 추진해 지속 성장 가능한 체계를 만들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주 확대를 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의 해외 수출 비중 가운데 중국향 매출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회사의 지난해 중국향 매출액은 4조 544억원으로 전년(3조3935억원) 대비 19%가량 증가했다.
내수와 수출을 모두 포함한 전체 매출에서도 중국 비중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23년 전체 매출 8조 9824억원 중 중국 수출이 차지한 비중은 38.2% 으로 집계됐다. 이듬해에는 전체 매출 10조 2941억원 중 중국 수출 비중은 39%로 확대되며 비중이 소폭 늘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강경 정책 기조 속에서 중국과 사업을 펼치고 있는 점이 기업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MLCC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 자체가 많지 않고, 특히 전장용으로 범위를 좁히면 공급 가능한 기업은 더 한정적이어서 삼성전기 제품이 시장에서 배제되긴 어렵다는 업계 내부의 시각도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기 측에서는 특정 국가나 시장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글로벌 정책 변화가 잦은 만큼 시장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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