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거리(캐나다)=서예진 기자】 취임 12일 만에 첫 순방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국제사회에 "민주 한국이 돌아왔다"는 점을 선명히 보여줬다. 특히 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12·3 내란 사태 이후 멈춰있던 정상외교를 복원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상호관세 유예 시한을 앞둔 상황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정으로 한미정상회담이 무산된 건 다소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7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대통령의 G7 참석에 대해 "한국 민주주의의 복원을 알리는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말부터 우리나라는 정상외교를 할 수 없었다. 6개월간 대통령이 공석이어서다. 다른 행정업무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할 수 있더라도, 외교는 대통령이 나서야 하는 일이라 더욱 그러했다. 그렇기에 6개월 만의 정상외교 재개는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국가 정상들에게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력을 보여준 계기가 됐다고 볼 수 있다.
위 실장은 이번 순방에 대해 "한국 정상외교가 완전히 복원됐다"며 "취임 열흘여 만에 국제 사회를 선도하는 주요국 정상들과 만나 친분을 쌓고 정상 차원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지난 6개월여 간 멈춰있던 정상외교의 공백이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1박3일의 짧은 시간 내에 정상회담을 총 10차례 했으며, G7 정상회의 확대 세션에 참석하는 등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또한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가 첫 선을 보인 자리기도 하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거의 모든 양자 회담에서 예외없이 무역과 투자, 통상, 공급망, 에너지 등 우리 경제와 기업에 도움이 되는 실질 협력을 진전시키는 방안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가 있었다.
특히 관심을 끌었던 한일정상회담의 경우 이 대통령은 과거사나 후쿠시마 오염수 등 민감한 이슈는 꺼내지 않았다. 첫 만남에서부터 불편한 주제를 언급하지 않으면서, '과거는 과거대로 관리하고, 협력은 증진하는' 방향으로 대화를 나눈 셈이다. 위 실장은 이에 대해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 모습을 실현했다"며 "국익에 기초한 실용외교의 첫 걸음을 뗀 성과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계속 숙제로 남는다는 지적도 있다. 강제징용·위안부 피해자 등 과거사 문제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슈 등을 풀어나가려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현재 세계적으로 경제안보가 중요해지고, 글로벌 상황이 급격히 변하고 있을 때 능동적으로 논의에 참석한 기회가 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열린 G7 정상회의 확대 세션에서 인공지능(AI)과 에너지 연계에 대한 발언을 했다.
이는 안정적인 에너지 시스템 구축과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AI 글로벌 생태계 구축과 글로벌 AI 협력 비전을 제시하며 에너지 안보와 AI 분야에서 한국의 강점과 리더십을 보여준 계기가 됐다는 게 대통령실의 평가다.
위 실장은 "G7 플러스 국가로서의 대한민국의 위상을 분명히 하는 성과가 있었다"면서 "이번 G7 정상회의 참석을 시작으로 앞으로 이재명 정부는 정상외교를 더 높은 단계로 강화하는 동시에 국익 중심 실용외교를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무산된 점은 아쉽다는 평가다. 당초 이날 G7 정상회의 확대 세션 이후로 한미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급작스런 귀국으로 한미 정상의 첫 만남은 불발됐다. 관세 유예 시한이 임박하면서 이 대통령이 미측을 어느 정도 설득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았기에, 정상회담 취소에 대한 아쉬운 반응이 많았다.
대통령실은 최대한 빠르게 한미정상회담을 다시 잡기 위해 조율하고 있다. 만일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할 경우, 두 사람은 이번달 내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특유의 친화력과 유머를 활용해 각국 정상들과 격의없는 대화를 이끌어내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고 한다. 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총리를 비롯해 정식 회담을 갖지 못한 각국 정상들과도 오찬 회담 등을 통해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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