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메타버스 대신 정통 게임에 집중하는 국내 게임사들이 하반기 대형 MMORPG( 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신작으로 실적 반등에 나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대형 신작을 집중 투입하며 실적 반등과 본업 회귀에 본격 나서고 있다. 최근 수년간 게임 외 영역인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 신사업 확장에 주력했던 흐름에서 벗어나, 다시 게임 본연의 재미와 완성도를 앞세운 정통 작품 중심 전략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특히 MMORPG 장르가 다시 주요 캐시카우로 주목받는 가운데, 각사는 고정 유저층 확보와 글로벌 확장을 위한 장기 전략을 수립 중이다. 다수의 작품이 사전 테스트, 예약 시작 혹은 출시일 공개 단계에 도달했으며, 콘솔과 PC, 모바일 등 플랫폼 다변화를 통해 시장 주도권 확보를 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MMORPG는 초기 개발비 부담은 크지만, 일단 성공하면 수년간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며 "국내 게임사들이 본업 중심의 재정비를 통해 실적 회복의 전환점을 만들려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 '아이온2'로 MMORPG 본가 위상 재건
엔씨소프트는 하반기 대표작으로 '아이온2'를 출시할 계획이다. 원작 '아이온'의 정통성을 계승하면서도 비행 전투, 진영 전투, 논타깃팅 전투 방식 등 핵심 콘텐츠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점이 주목된다.
이 게임은 언리얼 엔진5 기반의 고품질 그래픽과 세분화된 커스터마이징, 광활한 필드 구성 등을 앞세워 완성도를 높였다. 전작과 달리 모바일과 PC를 넘나드는 크로스플레이 환경을 제공하며, 글로벌 유저들의 접근성을 확대했다. 내부 포커스그룹 테스트에서는 캐릭터 조작감과 전투 템포, 비주얼에 대한 높은 평가가 이어졌다.
출시 일정은 9월 한국과 대만을 시작으로 확정됐으며, 내년 1분기 중 북미·유럽 지역까지 순차 확대될 예정이다. 현재 글로벌 서버 안정화와 CBT 후반 테스트를 병행 중이다. 특히 엔씨는 'TL', '블레이드앤소울2' 등에서 발생한 수익모델 과잉 논란을 반면교사 삼아, 아이온2에서는 유료화 정책과 콘텐츠 공급의 균형을 재조정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아이온2는 글로벌 시장을 고려해 설계된 작품"이라며 "단순 후속작을 넘어, MMORPG 장르의 기준을 다시 정립하겠다는 포부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 '크로노 오디세이'로 콘솔 MMORPG 시장 본격 진입
카카오게임즈는 하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크로노 오디세이'를 내세운다. 개발사 엔픽셀과 공동 제작 중인 이 게임은 완전 신규 IP를 바탕으로 한 콘솔 기반 MMORPG다. '시간'이라는 테마를 축으로 전투와 공간 이동, 파티 구성 등을 다채롭게 구현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플랫폼은 PS5, 엑스박스 시리즈 X, PC를 아우르며 글로벌 콘솔 이용자까지 겨냥하는 멀티플랫폼 전략이 특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6월 글로벌 비공개 베타테스트(CBT)를 마쳤고, 북미 지역에서 특히 높은 관심을 받았다. CBT에서는 전투 시스템의 몰입감, 대형 보스전의 연출, 환경 시뮬레이션 효과 등이 호평을 받았다.
정식 출시 일정은 오는 11월 중순으로 예상되며, 카카오게임즈는 콘솔 유통 역량 강화를 위해 북미 현지법인을 통해 퍼블리싱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동시에 크로노 오디세이를 통해 자사 포트폴리오를 모바일 중심에서 콘솔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이외에도 '에버소울' 글로벌 버전 확장, '아키월드' 대형 업데이트를 병행하며 플랫폼별 안정성과 수익성 확보에 나섰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콘솔 기반 MMORPG는 도전적인 프로젝트지만, 향후 퍼블리싱 구조 전환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펄어비스, '붉은사막'으로 글로벌 AAA 시장 정조준
펄어비스는 장기 개발 프로젝트였던 '붉은사막'을 올해 12월 글로벌 출시한다. '검은사막' 이후 약 5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장르의 게임 시장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붉은사막은 시네마틱한 연출과 몰입도 높은 내러티브, 캐릭터 중심 전투, 탐험 요소가 복합된 하이브리드 구조를 택했다. 특히 언리얼 엔진4의 커스터마이징 버전을 통해 물리 기반 타격감, 환경 상호작용, 반응형 퀘스트 등 기술적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주요 캐릭터는 각각 독립된 배경과 목적을 가지고 있어, 유저가 하나의 '전사'가 아닌 '서사' 속 주체로 몰입할 수 있게 했다.
붉은사막은 지난해 게임스컴, TGA, 올해 GDC 등을 통해 데모 버전을 선공개했으며, 현재는 퍼스트파티 플랫폼사들과의 출시 일정 협의를 마무리한 상태다. 특히 미국과 유럽 현지 리뷰어 대상 체험 세션을 별도로 진행하는 등 북미 중심 마케팅 전략도 전개 중이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으로 구축한 '하드코어 유저층' 외에도 액션 어드벤처 장르에 익숙한 콘솔 중심 유저까지 확보함으로써, 타사와의 차별화된 시장 포지셔닝을 예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붉은사막은 단순히 MMORPG 팬을 위한 작품이 아니라, 글로벌 AAA 시장을 겨냥한 프리미엄 콘텐츠"라며 "기술력과 내러티브를 동시에 담은 펄어비스의 대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 올 하반기 6종 신작…양과 질 동시에 노린다
넷마블은 올해 하반기 총 6종의 신작을 잇따라 출시하며 대규모 라인업 공세를 펼친다. 주요 타이틀로는 '킹 오브 파이터 AFK', '뱀피르', '몬스터 길들이기: 스타 다이브',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프로젝트 SOL', '나 혼자만 레벨업: 오버드라이브'가 포함된다.
이 가운데 '나 혼자만 레벨업: 오버드라이브'는 글로벌에서 높은 인지도를 보유한 웹툰 IP 기반 액션 RPG로,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 타깃 시장에서 특히 높은 기대감을 형성하고 있다.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고사양 그래픽과 빠른 템포의 액션 시스템을 통해 모바일 환경에서도 콘솔 수준의 전투 경험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은 오픈월드 기반의 3D 액션 RPG로, 기존 2D 기반의 원작 팬층뿐 아니라 캐릭터 육성 중심의 유저층까지 아우를 수 있는 콘텐츠 설계가 이뤄지고 있다.
넷마블은 각 게임별로 지역 타깃 유저군을 정밀 분석해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있으며, 크로스 플랫폼 대응 전략과 스트리밍 중심의 홍보 캠페인을 동시에 운영한다.
일부 타이틀은 이미 글로벌 얼리 억세스나 베타 서비스 중이며, 사전 예약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하반기 라인업은 단순 수량 확보가 아닌, 장르 다양성과 글로벌 확장성을 동시에 고려한 전략적 조합"이라며 "다변화된 유저 니즈를 충족하고 실적 회복의 기회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모바일'로 브랜드 확장…내년 상반기 정조준
스마일게이트는 자사의 대표작 '로스트아크' IP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신작 '로스트아크 모바일'을 내년 상반기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 중 비공개 테스트와 대규모 쇼케이스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며 출시 전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지난 6월 서울에서 열린 오프라인 체험 행사에서는 일부 유저에게 개발 중인 시연 빌드가 공개됐다. 당시 참석자들은 원작과 유사한 전투 템포와 그래픽 완성도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특히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UI/UX(사용자환경/사용자경험)와 터치 기반 조작의 편의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로스트아크 모바일'은 원작의 시네마틱 연출과 광범위한 콘텐츠를 유지하되, 모바일에 맞춰 플레이 템포와 UI 구성, 전투 컨트롤 시스템을 재설계한 독립형 게임으로 개발 중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이를 통해 PC 기반의 기존 팬층은 물론, 신규 모바일 유저 유입을 동시에 노린다.
회사 관계자는 "단순한 포팅이 아닌 '재해석된 로스트아크'로 모바일 RPG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며 "원작 세계관을 확장함으로써 브랜드 충성도를 강화하고, IP 생태계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넥슨, '슈퍼바이브'·'아크 레이더스'로 장르 포트폴리오 확대
넥슨은 올해 하반기 '슈퍼바이브'와 '아크 레이더스' 두 타이틀을 통해 캐주얼 액션과 슈팅 장르에 도전장을 내민다. 이는 기존 MMORPG와 라이브 서비스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장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다.
'슈퍼바이브'는 오는 7월 24일 글로벌 정식 출시된다. 실시간 멀티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팀 액션 게임으로, 빠른 템포와 캐주얼한 그래픽, 전략적 협동 요소가 결합된 것이 특징이다. 최근 얼리 억세스 테스트에서 서버 안정성과 매칭 시스템, 파티 구성이 호평을 받았다.
10월 말에는 PvPvE 기반의 협동 슈팅게임 '아크 레이더스'가 출시된다. 이 게임은 오픈월드 환경에서 AI 적군과 유저 간 전투가 병행되는 독특한 전투 구조를 도입했으며, 물리 기반 액션과 루팅 시스템, 동적 날씨 변화 등을 탑재해 몰입감을 높였다.
넥슨은 이들 신작을 통해 '퍼스트 디센던트'와 '베일드 엑스퍼트'에서 축적한 글로벌 라이브 운영 경험을 전면 반영한다. 특히 북미·유럽 유저의 플레이 성향 분석을 기반으로, 서버 안정성과 유저 커뮤니티 관리를 강화한 것이 핵심 전략이다.
◆위메이드, '레전드 오브 이미르'로 P2E MMORPG 글로벌 확산 시동
위메이드는 하반기 중 MMORPG 신작 '레전드 오브 이미르'의 글로벌 버전을 출시한다. 이 게임은 북유럽 신화를 배경으로 한 다크 판타지 세계관과, 블록체인 기반 보상 시스템이 결합된 P2E 게임으로 기획됐다.
국내에서는 이미 정식 서비스 중이며, 글로벌 버전은 현재 사전예약이 진행 중이다. 위메이드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를 기반으로, 아이템 거래와 캐릭터 성장 요소에 암호화폐 보상 구조를 탑재해 유저 참여를 유도한다.
또한 위메이드는 '미드나잇 워커스', '라이즈 오브 스타즈2' 등 콘솔·PC 기반 신작 2종도 연내 얼리 억세스 형태로 공개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블록체인 생태계 확장과 다양한 플랫폼 대응을 동시에 추진한다. 유저 편의성과 보상 구조의 정합성을 강화해 기존의 P2E 부정적 인식을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게임업계, 'MMORPG 회귀'로 반등 모멘텀 기대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콘텐츠의 완성도와 IP 확장성을 강화하면서, 다시금 정통 MMORPG와 대형 신작 중심의 전략으로 회귀하고 있다. 과거 블록체인, NFT, 메타버스 등 신사업 위주로 이탈했던 자원을 다시 게임 본연의 재미와 지속 가능한 라이브 서비스 체계로 회귀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 실적 회복을 넘어, 글로벌 시장 재진입과 사용자 충성도 회복이라는 중장기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주요 신작 성과는, 각 게임사의 재무 안정성뿐 아니라 한국 게임산업의 경쟁력 회복 여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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