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기원포(先期遠布) '미리 보고 멀리 살펴 대비하자'는 고사성어다. 지금 새 주인을 찾고 있는 홈플러스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선기원포의 안목이 필요하다.
최근 법원이 회생 절차를 진행 중인 홈플러스의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허가하자, 업계에서는 회생 가능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존 주주의 구주 소각, 부동산 가치 등을 고려했을 때, 홈플러스 원매자는 충분히 있을 것이라 주장한다. 홈플러스 자산은 약 6.8조원으로, 이중 유형자산이 4.8조, 토지 자산이 3조원이다. 부동산 가치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니 인수 희망자는 분명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홈플러스는 청산가치(3.7조원)가 계속기업가치(2.5조원) 보다 높고, 전반적인 유통 오프라인 매출 경쟁력이 떨어진 상태인 만큼, 청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 나온다.
그러나 회생 가능성 판단 기준은 '누가 인수를 하느냐'가 아니다. 인수자가 나타나더라도 홈플러스의 사업 경쟁성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회생은 되풀이된다. 진짜 중요한 시점은 인수 후다.
인수 기업은 지금의 위기가 찾아온 배경들을 분석하고,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탈바꿈시켜야 할 과제가 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잠재력은 충분하다.
우선, 이커머스 기업 중심의 유통업계 속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로켓배송은 현재 소비 행태를 완전히 바꿔버렸다. 직접 점포에 가지 않아도,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상품을 바로 받아보는 시대가 됐다. 홈플러스도 이 흐름에 예외일 수 없다.
다음으로 오프라인 점포로 고객을 이끌어야 한다. 이커머스도 중요하지만 홈플러스는 근본적으로 오프라인 기반 기업이다. 고객을 점포로 불러낼 차별화된 콘텐츠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수익성 개선이다. 기업은 수익을 내야 유지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굵직한 과제들의 해결점을 찾아가면서 동시에 오프라인 유통 기업들의 장기적인 생존 전략을 끝없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상황을 넓게 봐야 한다. 홈플러스 역시 새 주인을 찾는데 그치지 않고, 변화무쌍한 오늘날 유통시장에서 어떤 비전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회생 성공 여부를 정확히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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