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 “하향 우위 기조 지속…수익성·재무 부담 겹쳐”
석유화학·건설·저축은행 등 줄줄이 강등. 조선·방산은 선방
경기 침체와 구조조정 지연 여파로 2025년 상반기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석유화학·건설 등 취약 업종이 줄줄이 하향된 반면, 조선·방산·생명보험은 실적 개선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하며 업종별 신용도 양극화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한국신용평가는 11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 및 하반기 산업별 전망' 보고서에서 "상반기 신용등급 하향 우위 기조는 지속됐지만, 전년 대비 하향 폭은 다소 완화됐다"고 밝혔다. 한신평에 따르면 기업부문의 장단기등급 및 전망 기준 업·다운 비율(Up/Down Ratio)은 0.68배로, 여전히 하향이 우세한 흐름이다.
업종별로는 석유화학, 건설, 유통, 게임, 시멘트, 제약, 제지 등이 하향이 집중된 산업군이다. 석유화학은 올레핀과 방향족 제품군의 수급 불균형이 장기화되며 주요 기업들의 이익창출력이 크게 떨어졌고, 대규모 투자로 재무부담이 확대됐다. HD현대케미칼, SKC, SK어드밴스드, 효성화학 등이 하향 조정을 받았다.
건설업도 PF 우발채무 해소 지연과 지방 분양 부진, 매출채권 누적으로 신용도 압박이 커졌다. 롯데건설, 비에스한양 등이 하향됐고, 지방 중심 중소형 건설사의 경우 하반기에도 등급 조정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은 저축은행과 부동산신탁사를 중심으로 자산건전성 악화와 수익성 둔화에 따른 등급 하향이 이어졌다. 아이비케이저축은행, 제이티친애저축은행, 교보자산신탁, 한국투자부동산신탁 등이 하향됐고, 일부 손해보험사도 부정적 아웃룩이 부여됐다.
반면 방산, 조선, 민자발전, 호텔, 해운 등 일부 업종은 실적 개선에 힘입어 신용등급이 오르거나 전망이 상향됐다. HD현대중공업은 기수주 잔고에 따른 수익성 개선으로 등급이 A+로 올랐고, 한화생명·디비생명·동양생명 등은 자본적정성 개선에 힘입어 신용도 상향 조정을 받았다. 조선 업종은 미국의 정책 변화와 글로벌 탄소중립 이슈 속에서 친환경 선박 수요가 유지되며 하반기에도 긍정적 전망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신평은 올해 하반기 역시 산업별로 신용도 방향성이 엇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화학·건설·철강·2차전지·유통 등은 수요 부진과 구조조정 지연에 따라 '부정적' 전망을 유지했고, 항공과 정유는 '안정적', 조선과 방산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한신평 측은 "하반기 주요 변수는 미국 기준금리, 환율 등 거시경제 지표와 신정부의 정책 방향성"이라며 "업체별 자구책 실행력과 수익성 회복 속도에 따라 신용도 차별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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