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소스'로 글로벌 K-푸드 열풍을 이끈 삼양식품이 소스 전문 제조사를 인수하며 제품 내재화와 현지화 전략에 박차를 가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소스 전문 기업 지앤에프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거래가는 지분 100%에 600억 원으로 알려졌다.
삼양식품이 M&A에 나선 것은 2015년 냉동식품 업체 새아침(현 삼양스퀘어밀)을 인수한 후 10년 만이다.
지앤에프는 지난해 매출 417억원, 영업이익 32억원을 기록한 제조 회사다. 농심과 오뚜기 등에 라면 스프를 납품하고 있으며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소스 원료도 공급하고 있다.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충북 음성군에 2개의 생산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글로벌에서 이어지고 있는 불닭볶음면의 인기를 잇기 위해 소스 사업을 크게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유로모니터는 글로벌 소스 시장 규모가 2019년 450억달러에서 2023년 584억2000만달러까지 성장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해당 시장은 지난해 597억5350만달러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양식품의 불닭소스처럼 브랜드 고유성 있는 소스는 경쟁력이 크다. 이를 자체적으로 제조하면 레시피 보호와 품질 일관성 확보에도 유리하다. 게다가 소스 전용 생산 설비와 R&D 인프라를 활용하면 해외 맞춤형 제품 다변화도 가능하다.
삼양식품은 최근들어 불닭소스를 대대적으로 알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뉴욕, 중국 상하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영국 런던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글로벌 통합 마케팅 캠페인 '스플래시 불닭'을 진행해 소스 알리기를 벌였다. 올해 4월에는 불닭 소스의 디자인을 리뉴얼하고, 미국 대표 음악 페스티벌 '코첼라'에서도 불닭 소스 홍보를 진행했다.
이런 노력에 삼양식품의 소스·조미소재 매출은 2019년 전체 97억원, 수출은 7000만원 수준에서 지난해 전체 431억원, 수출도 259억원으로 뛰어올랐다.
삼양식품은 그동안 제품 액상·분말 스프 등의 소스 원료 대부분 물량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외주에 위탁해왔다. 이번 M&A를 통해 직접 스프 제조 능력을 확보하게 되면 품질, 원가, 납기 등 모든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선점하게 되며, 원료 공급망 안정화로 이어져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 후 지앤에프는 삼양식품 제품 생산을 최우선에 두고 설비를 가동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삼양식품과 지앤에프가 속한 식품 소스 원료 제조 업계 전반의 공급망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소스는 간편식, 밀키트, 냉동제품 등으로 확장 가능한 범용 원료다. 삼양식품은 이를 기반으로 HMR(가정간편식), 간편조리 제품군까지 신사업 확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에 편중된 수익구조 다변화에 힘쓰고 있다. 불닭볶음면은 삼양식품 해외 매출의 약 80%를 담당하고 있다. 삼양식품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7%에 달한다.
이에 소스 사업과 건면, 냉동 HMR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국물라면 브랜드 '맵(MEP)'과 건면 브랜드 '탱글(Tangle)'은 각각 태국, 일본,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반응을 얻으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냉동 HMR 브랜드로는 '프레즌트'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부터 식물성 헬스케어 브랜드 '잭앤펄스(Jack&Pulse)'를 론칭해 비건 단백질 음료, 건강기능식품, 간편식 등을 출시했다. 여기에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건기식 소재 독점 계약까지 체결하며 헬스케어 영역 확장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업계 관계자는 "소스는 단순 조미료가 아닌, 브랜드 정체성과 직결되는 핵심 원료"라며 "삼양식품이 이번 인수를 계기로 OEM 의존도를 줄이고 제품 완성도와 마진율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앤에프가 보유한 생산 설비와 기술력을 활용하면 향후 HMR·간편식 등으로도 확장 여지가 크다"며 "국내 식품기업들이 점차 원료-제품-유통까지 수직계열화를 강화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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