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글로벌 시청자 사이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예상치 못한 'K-소비' 붐이 확산되고 있다.
독특한 세계관과 귀게 박히는 OST, 그리고 작품에 등장한 한국 음식과 배경지가 입소문을 타며 실제 관광지와 제품에 대한 해외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니메이션이 콘텐츠를 넘어 K-라이프스타일 소비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가 된 셈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케데헌'에는 작호도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 '더피'와 '서씨'가 등장하는데 이로인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판매하는 '까치 호랑이 배지'는 입고 즉시 품절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작품 속 호랑이 '더피'가 국립중앙박물관 굿즈와 닮았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이같은 화제를 모은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한류 콘텐츠의 인기가 전통문화로 확장돼 박물관 관람객 증가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관람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한 270만 명을 기록했으며, 온라인숍 일 평균 방문자 수도 26만명으로 집계됐다. 농심도 글로벌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 극 중에는 헌트릭스 멤버들이 김밥, 컵라면, 과자 등 한국 음식을 먹는 장면이 나온다. 이 가운데 농심 제품과 유사한 식품들이 대거 노출된 것. 컵라면 장면에서는 제품명이 '신라면'으로 명시돼 있고, 상표는 실제 농심 로고를 떠올리게 하는 '동심'으로 표기됐다.
'제니 효과'로 '바나나킥'의 판매율이 드라마틱하게 올랐던 사례가 이번에도 되풀이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지난 3월 블랙핑크 멤버 제니는 미국 NBC 토크쇼 제니퍼 허드슨 쇼에 출연해 '바나나킥'과 '새우깡'을 언급하며 화제를 모았다. 해당 방송이 나간 후 농심 주가는 나흘 만에 시가총액 약 2600억원이 상승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바나나킥의 누적 수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46% 성장했다.
농심은 '케데헌'과 별도의 광고 계약을 맺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간접광고 없이도 농심을 떠올리게 하는 제품이 글로벌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노출된 것은 농심이 업계에서는 국내 대표 식품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농심은 국내 라면업계 1위 기업이자, 신라면·짜파게티·새우깡 등 단일 품목 기준 매출 1000억원 이상인 메가브랜드 제품을 6개 이상 보유한 회사다.
한류 관광 증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국내 OTT 플랫폼인 TVING·웨이브 등에서 흥행한 콘텐츠는 팬덤의 성지순례와 체험형 소비로 이어지며 관광지 유입을 견인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오징어게임'이다. 2021년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킨 '오징어 게임'은 서울 홍대에 마련된 넷플릭스 팝업스토어에서 체험형 이벤트로 이어졌다. 줄을 서서 입장할 만큼 인기를 끈 팝업스토어에서는 달고나 체험, 게임 세트 포토존 등 인증샷 명소가 조성됐고, SNS를 통한 자발적 홍보로 외국인 관광 수요도 유입됐다.
방영 이후 명동, 홍대, 인사동 등지의 카페에서는 '달고나' 판매량이 급증했고, 이태원 클럽에서는 '오징어 게임' 코스튬 파티가 등장하는 등 도심 관광 문화 자체가 콘텐츠를 중심으로 변화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1년 하반기 기준으로 넷플릭스 K-콘텐츠 시청자가 30% 이상 증가한 국가에서 한국 관광 검색량도 동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프랑스, 동남아 지역의 검색 지표 상승이 두드러졌다. 보다 앞서 제작된 '킹덤'(2020년)의 경우에도 공개 후 3개월간 전통의상 체험 관광 검색량이 2.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한류지수(K-Wave Index)'를 바탕으로 한 실증분석에서도 이같은 경향이 확인된다. 한류지수가 1% 상승하면 소비재 수출은 0.2%, 문화콘텐츠 수출은 0.4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화장품과 식음료, 가전제품, 패션류 등은 한류 스타의 이미지와 콘텐츠에 영향을 받아 수출 탄력을 더했다.
업계 관계자는 "K-콘텐츠가 단순한 문화 소비를 넘어 실제 상품 구매와 관광으로 이어지는 '파급형 소비'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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