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 증가·IB·트레이딩 호조로 대형 증권사 실적 견인
중소형사는 PF 부진·운용 의존 심화…험난한 경쟁력 강화
국내 증권업계에서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실적 양극화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20일 신용평가사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25곳의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을 분석한 결과, 대형 증권사 8곳의 합산 영업순이익은 4조4856억원으로 중소형사 8곳(4704억원)의 약 9.5배에 달했다. 직전 분기 11배, 지난해 같은 기간 11.2배였던 격차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대형사 쏠림이 두드러진다.
대형사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미래에셋·NH투자·삼성·한국투자·KB·신한투자·하나·키움증권이다. 반면 자기자본 1조원 미만인 유진투자·DB·SK·다올투자·한양·케이프투자·상상인·카카오페이증권 등은 중소형사로 분류된다.
올해 2분기 증권업계가 호실적을 기록한 배경에는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위탁매매 수익이 있다. 한국과 미국 증시가 빠른 속도로 상승했고,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출범으로 거래시간이 확대되면서 일평균 거래대금은 전분기 19조원에서 23조6000억원으로 뛰었다. 김선주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투자자들이 기존 플랫폼을 그대로 이용하는 경향이 있어 고객 기반이 탄탄한 대형사가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대형사들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인수금융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딜을 확대하고, 환율 하락 국면에서 트레이딩 부문에서도 수익을 고르게 냈다. 이에 전체 증권사 영업순수익 6조1467억원 중 대형사의 비중은 72.9%에 이르렀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보면 격차는 더욱 커져, 대형사 합산 영업이익은 2조3145억원으로 중소형사(193억원)의 21.2배에 달했다.
상반기 개별 성과를 보면 한국투자증권은 반기 기준 업계 최초로 당기순이익 1조원을 돌파했고, 미래에셋증권(6641억원), 키움증권(5457억원)도 두드러진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삼성증권과 KB증권, 하나증권은 IPO 철회, PF 충당금 반영, 해외 자산 손실 등으로 순익이 뒷걸음질쳤다.
신용평가업계는 대형사가 상대적으로 업황 대응력이 뛰어나고 사업 선점 효과도 크기 때문에 양극화 현상이 쉽게 해소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중소형사들은 부동산 PF 위축 이후 운용 부문 의존도가 높아졌는데 경쟁이 치열해 단기간에 경쟁력을 강화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 점유율이 올해 처음으로 90%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PF 부진으로 중소형사의 입지가 좁아진 가운데, 대형사는 기업금융(IB)·자산관리(WM) 등 다양한 부문에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며 격차를 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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