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한자리에서 만났다. 이번 만남은 내년부터 본격화될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주도권을 둘러싼 삼성과 SK하이닉스의 경쟁 구도때문에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 DC 월라드 호텔에서 전날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양국의 거물급 기업인들이 총 출동한 가운데 인공지능(AI)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이재용 회장, 최태원 회장이 만나 3자 대화를 가져 주목을 끌었다. 특히 이재용 회장은 황CEO를 만나자 진한 포옹과 함께 "다시 만나 반갑다"라며 반가움을 표했고 황 CEO도 웃음으로 화답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두 인사는 지난 2023년 5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의 첫 공식 미팅이후 지난달 미국 현지 회동까지 수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4를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위한 샘플 제공을 진행 중인 만큼 이날 이 회장과 젠슨 황의 포옹으로 양사의 경쟁 구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HBM4 샘플은 최근 엔비디아의 신뢰성 검증 시험을 통과했다. 삼성전자는 프리프러덕션(PP) 단계를 거쳐 테스트에 통과할 경우 제품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오는 2026년 1분기 말까지 HBM4 최종 품질 테스트를 마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다른 전략도 두드러진다. 삼성전자는 1c(10나노급 6세대) 기반 D램을 토대로 HBM4 양산을 목표하고 있다. 1b를 건너뛰고 단번에 6세대 D램을 HBM4에 적용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난해 엔비디아의 HBM3E인증에 실패한 점을 만회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보다 한 세대 앞선 기술을 택한 만큼 성능 측면에서는 유리할 수 있으나 그만큼 제조 난도가 높아 수율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이 과제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기존에 검증된 1b(10나노급 5세대) 기반 D램 기술을 적용한다. 이미 HBME3에 써본 기술이라는 점에서 안정성 면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다. 특히 기존 생산 라인을 활용해 제품을 적기 양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4분기 리스크 프로덕션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글로벌 HBM 수요의 72%를 차지하는 엔비디아에 5세대 HBME3 12단 제품을 단독 공급하며 상당한 이익을 거두고 있다.
오는 27일(현지시간) 예정된 엔비디아 2분기 실적발표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GPU 칩 시리즈 '블랙웰' 판매 성과에 따라 SK하이닉스가 독점 중인 HBME3 수요가 확인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분기 실적 전망은 HBM4 수요 확대 여부를 가늠할 선쟁지표로 꼽힐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퀄테스트 결과는 단순히 수주 여부를 넘어 향후 몇 년간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판도를 좌우할 수 있는 핵심 변수"라며 "삼성전자가 한 세대 앞선 기술로 돌파구를 마련할지 SK하이닉스가 검증된 안정성으로 우위를 지킬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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