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이어 보험사 상견례…“과도한 광고·불완전판매 근절” 경고
K-ICS 규제 연착륙 시사…삼성생명 회계 쟁점은 과제로 남겨
8일 증권·운용업계 간담회도 준비 중
취임 3주 차에 접어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업권별 최고경영자(CEO)들과의 릴레이 상견례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8일 은행을 시작으로 보험, 저축은행, 증권·자산운용, 카드, 상호금융 순으로 업권을 차례로 만나며 금융소비자 보호를 전면에 내세운 기조를 업계 전반에 내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전임 이복현 원장이 취임 직후 적극적인 백브리핑과 현안 발언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것과 달리, 이 원장은 원고에 맞춘 모두발언과 비공개 대화 중심의 행보를 통해 감독 메시지를 축적해 나가고 있다.
이 원장은 1일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보험회사CEO 간담회'에서 과도한 광고와 불완전판매, 설계사 스카우트 경쟁 같은 고질적 문제를 정조준했다. 이 원장은 "소비자의 불안을 자극하는 과장 광고와 과도한 사업비 지출이 결국 금융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며 광고 기획 단계부터 사전 통제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동시에 고액 정착지원금이 오가는 설계사 스카우트와 GA(법인보험대리점) 불건전 영업 관행에 대해 "적발 시 경영진까지 책임을 묻겠다"며 무관용 원칙을 강조했다. 다만 재무건전성 규제와 관련해선 "금리 하락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업계 우려를 감안해 K-ICS(보험금지급여력) 기본자본 규제 도입에는 충분한 준비기간을 부여하겠다고 했다. 삼성생명 계열사 주식 회계처리 문제 등 일부 쟁점은 원칙에 맞게 정리하겠다는 태도로 남겨두며 신중함을 유지했다.
앞선 은행업권 CEO 간담회에서는 이미 '이자 장사' 지적을 통해 생산적 금융과 소비자 보호를 주문했고, 현안 질의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토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준비된 발언만 내놓는 듯 보였지만, 비공개 회의에서는 예상보다 긴 시간을 들여 은행장들의 건의를 경청하며 위험가중치 규제나 자본 규제 같은 세부 현안을 청취했다.
업권별 간담회가 이어질수록 준비된 메시지는 구체성을 더하고, 각 업권 현안과 맞물리며 감독 기조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제 관심은 오는 8일 예정된 증권·자산운용업계 간담회로 쏠린다. 업계 최대 관심사는 종합투자계좌(IMA) 지정과 발행어음 인가 심사, 그리고 책무구조도 정착 여부다. 금융당국은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증권사를 대상으로 IMA 지정 심사를, 4조원 이상 증권사에는 발행어음 인가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모험자본 공급 기능 강화를 위해 제도 손질이 예고돼 있는 만큼, 이 원장이 어떤 수준의 메시지를 내놓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책무구조도 역시 현 정부의 지배구조 강화 기조와 맞물려 점검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은행·보험권에서와 같이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결론보다는, 원칙과 방향을 먼저 각인시키고 세부 내용은 추후 후속 브리핑으로 풀어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원장이 모든 업권 간담회에서 일관되게 강조하는 기조는 금융소비자 보호다. 은행권에선 '이자 장사'를 비판했고, 보험사에는 '과도한 광고'와 '판매 관행'을 정조준했다. 추후 업권별 간담회에서도 초반부터 강하게 경고를 주되, 구체적인 제재나 인허가는 신중하게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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