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장기화, 인천공항 강제조정 거부시 법정다툼
국내사 철수시 중국등 국외 면세점 입찰할 가능성도
인천공항에 입점한 면세점들과 인천공항공사와의 임대료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관광객 증가에도 업황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인천공항공사와의 임대료 조정에도 실패하며 양측의 갈등은 법적 공방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갈등이 장기화 되면서 K-면세의 안방인 인천공항 면세점 자리가 해외 자본에 넘어갈 수 있다는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1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면세점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6% 감소한 9199억4652만원이다. 구매 인원은 258만339명으로 9.2% 늘어난 반면 1인당 면세 구매액은 35만6000원으로 16.4%나 줄어들었다. 여객 수로 임대료를 환산하는 상황에서 1인당 구매액이 큰 폭으로 낮아지면서 면세점들은 매달 50억~100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 고객 비중이 큰 중국 소비 시장이 크게 침체했고, 고환율로 인해 매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고객의 매출 의존도가 80%에 달하는 만큼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공항과의 임대료 협상도 결렬되며 갈등은 점점 격화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임대료 조정기일에 인천공항 측이 불참하며 신라·신세계면세점과 조정이 결렬됐다. 인천공항 측은 두 면세점 임대료를 깎을 경우 배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조정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면세점들은 지난 4월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 악화를 이유로 임대료를 40% 낮춰달라고 요구했다. 2차 조정 기일 전날 30~35%로 요구액을 낮췄지만 이마저 받아들어지지 않았다.
조정이 결렬되면서 인천지법은 강제 조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조정안에 강제성은 없어 이행할 의무는 없다. 인천공항이 조정안에 이의를 제기하면 소송 절차로 넘어간다. 인천공항이 태도를 바꾸지 않은 상황에서 업계에선 면세점 임대료 갈등이 소송 절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면세점 관계자는 "모든 상황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신중하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임대료 갈등이 장기화 할 경우 국내 면세 사업자인 신라·신세계면세점이 철수하고 그 자리를 중국 등 해외 자본이 차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공항 면세점 입점은 상징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국내 업체가 철수할 경우 장기적으로 해외 사업자가 유입할 확률이 높다"고 진단했다.
인천공항의 강경한 태도는 업황이 악화하자 임대료를 인하해 주는 해외 주요 공항 움직임과 대조된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입찰로 선정된 면세점 사업자 임대료를 30% 이상 감면했다. 중국 상하이 공항은 지난해 말 임대료 최소 보장액을 23% 수준으로 낮추고 매출에 연동한 임대료를 내도록 하고 있다.
인천공항은 조정에 불참하며 대화를 거부하는 점도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 이 교수는 "인천공항은 임대료를 단순히 낮추지 않는 게 문제가 아니라, 면세 사업자들을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대화와 협상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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