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전날 동반 급락...하루 만에 반등세
KB증권 "美 규제, 반도체 수급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것"
HBM4 경쟁구도 재편...하이닉스 독주에서 삼성전자 가세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잇따른 악재로 주가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미국산 반도체 장비의 중국 반입 제한, 알리바바의 인공지능(AI) 칩 개발 등 대외 변수들이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37% 상승한 6만9200원에, SK하이닉스는 1.56% 오른 26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각각 3.01%, 4.83%씩 급락한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지난달부터 전날까지 SK하이닉스는 6.4%, 삼성전자는 5.3%씩 하락한 가운데,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을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프로그램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지난 2022년 10월부터 중국 반도체 산업을 견제하고자 반도체 장비의 중국 반입을 사실상 금지해 왔는데, VEU 자격이 있는 업체는 미국의 허가 없이도 미국산 장비를 중국으로 들여올 수 있었다. 앞으로 120일의 유예 기간이 끝나면 중국 내 생산 시설에 반도체 장비를 반입할 때마다 매 건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규 라인과 공정들은 국내에서 생산·투자 계획이 돼 있고, 중국 지역은 현상 유지에 초점을 두고 있어 단기적인 VEU 폐지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미국의 정책으로 인한 과도한 주가 하락이 발생된다면 과거와 같이 결국 되돌림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중국 최대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인 알리바바가 자체 인공지능(AI) 칩을 개발했다는 소식도 악영향을 미쳤었다. 알리바바는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만큼,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경쟁 구조가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 가지 이슈가 반도체 업종 투자심리에 악영향으로 작용하면서 코스피가 3140선까지 밀렸다"면서 "미·중간 AI기술 경쟁 구도에서 중국의 추격과 미국의 견제로 투자심리를 흔드는 이슈가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지난 1월의 딥시크 사태를 연상케 하며, 실력차이가 여전한 상황에서 미국에 끌려가지 않기 위한 중국의 기술력 과대 선전 경향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며 기술 추월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1·2위 종목이 크게 흔들리면서 전날 코스피는 1.35% 급락세를 보였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2674억원을 순매도했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 각각 1836억원, 1021억원씩 팔아치웠다. 외국인들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SK하이닉스(1672억원)를 가장 많이 순매도하면서 반도체주에 대한 선호를 유지했지만 하루만에 반전된 흐름이다. 같은 기간 기관도 SK하이닉스를 2295억원, 개인 투자자는 삼성전자를 5817억원 사들이면서 반도체주에 대한 투심을 유지했다. 다만 외국인(7229억원)과 기관(1729억원)은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팔아치웠고, 개인 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3837억원)를 가장많이 순매도하면서 엇갈린 투자 전략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반도체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유지되고 있다. 미국의 중국 반도체 장비 반입 금지 조치에 대해서도 수급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중국 반도체 장비 반입 금지 조치는 중장기적으로 D램, 낸드 생산량 축소 요인으로 작용해 향후 디램(DRAM), 낸드(NAND) 가격 상승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디램, 낸드의 최종 수요처 대부분이 미국 빅테크 업체인 점을 고려하면 향후 메모리 가격 상승은 미 빅테크 업체의 제조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미국 고객사의 부담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주도권을 잡기 유리한 환경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규 공급되는 HBM4(6세대 HBM)는 공급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SK하이닉스 50%, 삼성전자 30%, 마이크론 20%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이라며 'HBM4' 시장에서의 경쟁 구도 재편을 예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삼성전자의 HBM 부문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국내 증시에는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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