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공장 둘러본 송미령 장관 "정부, 종잣돈 지원 아끼지 않을 것"
동쪽에 쭉 뻗은 한라산, 그리고 서쪽 바다 낙조와 함께 살아가는 평온한 마을. 서제주의 금악이다. 목장 등 자연과 어우러진 금악성당이 자리한 곳이기도 하다.
지난 3일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소재 유가공업체 미스터밀크를 찾았다. 공적 펀드 지원에 힘입어 프리미엄 브랜드로 발돋움하는 등 정부지원 모범사례로 꼽히는 업체다.
이곳에선 인근 성 이시돌(스페인 태생 농부 이시도로를 본뜬 이름) 목장의 원유를 공급 받아 유제품을 만들고 있다. 우유를 비롯해 아이스크림, 치즈, 캐러멜, 샌드, 쿠키, 요거트, 젤라또 등 다양하다.
현지 관계자 가운데 나이 지긋한 한 외국인도 취재진을 반겼다. 금악성당 주임신부를 지낸 마이클 리어던(이어돈 미카엘·71) 씨다. 그는 현재 이시돌 농촌사업개발협회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리어던 이사장은 지속 가능한 사업을 통한 제주 지역민들의 발전을 바라고 있었다. 그는 능숙한 한국말로 "목장만 하면서 유지하기 힘들다. 다른 사업도 같이 해야 한다"며 "그 다른 사업들을 (정부가)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미스터밀크 금악 유가공공장은 정부의 '모태펀드'를 직·간접으로 지원받아 2022년 지어졌다. 정부가 재정으로 출자하고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가 바로 농식품 모태펀드다. 2011년 도입된 이래 총 123개의 자펀드가 결성됐다. 결성 규모는 도합 2조188억 원이며 운용 중인 펀드 수가 99개, 운용 금액이 1조6248억 원에 달한다.
리어던 이사장은 많은 사람들이 제주에 정착해 심신이 건강한 생활을 하면 좋겠다고 했다. 다만 "너무 많이 오면 안 된다"며 웃음 지어 보였다. 그는 현장을 취재진과 함께 방문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농촌 개발에 더 많이 신경써 줄 것"을 요청했다. 이곳 직원의 80%가량은 제주도민이다.
송 장관은 "흰 우유 안 마시는 사람 많지만 치즈랑 아이스크림 등은 잘 먹지 않나"라며 "식생활이 변화하니까 그런 쪽으로 빨리 눈을 돌려야 농가도 살고 부가가치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태펀드는 그야말로 시드머니(사업 시작을 위한 종잣돈)다. 모태펀드를 우리 농업·농촌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는 자원이 될 수 있도록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서는 농촌에 사람들이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농업만 해서는 사실 생활하기가 쉽지 않다. 농업·농촌의 가치와 나아가야 하는 방향성 (제시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취재진 앞에 선 미스터밀크의 신세호 대표이사는 당차 보였다. 그는 "이시돌 목장 우유는 대자연의 환경 속에서 자란 유기농 녹초지를 먹고 자란 젖소에서 생산된 제품"이라고 했다.
이어 이 우유로 만든 모차렐라 치즈를 소개했다. 이탈리아에서 들여오는 치즈는 해동해서 먹기 때문에 본연의 맛이 안 난다고 했다. 신 대표는 "현지에서 먹는 그 이상의 맛을 저희가 구현했다"고 말했다. 또 아이스크림을 들어 보이며 "세계인 반응 덕에 글로벌 하겐다즈와 같은 회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게 됐다"고도 했다.
공장에서는 견학 등을 위한 방문객을 대상으로 시식용 아이스크림을 제공한다. 취재진 질의응답 도중 이른바 주최 측인 리어던 이사장이 수줍은 듯 떠먹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답변하느라 바쁜 장관이 쥔 스푼도 바삐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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