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승리하고 내란은 진압되고, 오늘의 시련은 새로운 K-팝, K-드라마, K-무비의 소재가 될 것입니다. 한류의 뿌리는 민주주의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2월8일, 지금은 국무총리가 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발표한 당의 입장문 마지막 문장이다. 당시에 기자는 이 문장을 이해하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한류의 뿌리는 민주주의'라는 발언의 뜻을 몰랐다.
백범일지 부록 '나의 소원'에 있는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는 문장은 이미 유명하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그게 가능한지는 알지 못했다.
그러나 몇년 전부터 '나의 소원'이 생각나는 일이 연이어 벌어졌다. 오스카상을 타기도 하고, 드라마, 영화, 식품뿐 아니라 시위현장도 찾아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드라마가 인기있거나 노래가 빌보드 차트에 들어간 건 놀라운 일도 아니게 됐다.
불과 한 세대 전엔 상상도 못 했던 일 아닌가. 그런데 최근 10년 전에 보던 중국드라마를 다시 보다가 깨달았다. 우리는 민주주의 덕을 본 것이라는 걸. 10년 전 쯤, 기자는 '랑야방', '대군사 사마의', '위장자', '후궁견환전', '연희공략' 등 여러 중국 드라마를 봤다. 그런데 최근에 나온 작품은 보지 않는다. 손이 안 가서다.
중국은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이라는 부서가 방송과 출판 정책 및 심의를 관장한다. 모든 영상출판물은 사전 심사를 받아야 한다. 허가가 없으면 아예 기획 단계에서 막힌다. 사전 심의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사회주의 가치관에 맞느냐다. 그래서 역사왜곡도 할 수 없고, 환상도 안 되고, 정치적인 메시지도 담을 수 없으니 인간 관계극, 가족 화목극, 직업 정신극 위주로 나온다는 평가를 받는다. 왜냐, 기획자들이 살아남기 위해 '셀프 검열'을 해서다. 셀프 검열은 창의성의 말살이란 결과를 가져온다.
우리나라와는 정 반대의 결과 아닐까. 우리나라는 가끔 특정 작품이 역사 왜곡을 했다는 등 비판을 받기도 한다. 모 드라마는 그런 비판으로 인해 조기 종영했으나, 이것은 당국의 조치가 아니라 시장의 선택을 받지 못해서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작품조차도 자유로이 만들 수 있다. 그러니 민주주의라는 햇살이 계속 비춰지는 한, 우리 문화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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