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 4000달러 밑으로...미중 무역협상 영향
"장기 랠리 여전" vs "과열 진정 필요" 시각 엇갈려
개미 "지금이 저가매수 기회...금ETF로 자금 유입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금값에 급제동이 걸렸다. 국제 금값은 단기 급등 이후 일주일 만에 약 10% 급락하며 4000달러 선이 무너졌다. 시장에서는 '단기 조정'과 '과열 해소'라는 엇갈린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저가 매수를 노린 '금 사냥'에 나서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된 12월물 금 선물은 전일 대비 0.9% 하락한 온스당 3983.1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20일에는 4359.4달러까지 치솟았으나 4000선이 바로 붕괴된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금 현물 가격도 전 거래일보다 0.4% 내린 온스당 3964.35달러에 거래됐다.지난 20일 온스당 4381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지만 일주일 만에 약 10% 급락한 모습이다. 국제 금값은 이달 초 온스당 4000달러선을 사상 최초로 돌파한 뒤 4400달러까지 근접했으나, 단기 조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여진다. '김치 프리미엄'(국내외 금 시세 차이)이 붙어 있는 국내 금 시세는 더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 현물 가격은 지난 20일부터 28일까지 16.28% 하락했다.
이번 조정은 미국과 중국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무역 갈등 완화 조짐을 보이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약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번 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마주할 예정이다. 앞서 미중 협상단은 미국의 대중 고율 관세를 보류하고,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를 유예하는 등 합의를 이뤘다.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일제히 하락세다. 20일부터 이날까지 가장 많이 하락한 종목은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로 17.68% 떨어졌으며, ACE KRX금현물(-16.83%), TIGER KRX금현물(-16.25%), SOL 국제금(-8.14%) 등이 모두 내렸다.
하지만 이번 금값 하락은 저가 매수 기회로도 활용되고 있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 ACE KRX금현물에 유입된 자금은 1600억원으로 같은 기간 자금 유입 3위를 기록했다. 특히 같은 기간 개미(개인 투자자)들이 889억원을 순매수했으며, TIGER KRX금현물도 219억원 사들였다. 시장에서 이번 단기 조정 이후 금값이 다시 오를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면서, 금값 반등 기대감이 저가 매수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금·은 가격 급락에도 금과 은에 대한 장기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에 따른 실질금리 하락, 다양한 불확실성 리스크, 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한 투자전략으로 지칭되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 중국을 위시한 중앙은행의 금 수요 확대 등이 장기 금 가격 랠리를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니콜라스 프래펠 호주 ABC 정련소(ABC Refinery) 글로벌 기관시장 총괄도 "현재는 명백한 조정 국면이며, 조정은 며칠 만에 끝나지 않는다"면서도 "금값이 온스당 3700달러까지 하락한 뒤 새 고점을 재시도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반대로 금값의 과열 양상이 진정돼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이날 영국의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내년 말 금값 전망치를 온스당 3500달러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이전의 금값 랠리와 비교해 볼 때 지난 8월 이후의 25% 가격 급등은 정당화하기 훨씬 어렵다"는 설명이다.
존 리드 세계금협회(WGC) 시장전략가 역시 "현재보다 더 깊은 조정이 오히려 환영받을 일"이라며 "지금의 하락은 시장 정상화 과정"이라고 말했다. 온스당 3500달러로 내려가는 것도 '건전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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