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거품론이 다시 대두됐다. 2008년 금융위기를 예견했던 영화 '빅쇼트(Big Shorts)'의 마이클 버리가 AI 관련 대표 기업인 엔비디아와 팔란티어에 대한 풋옵션을 보유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처럼 큰 거품이 꼈다는 그의 전망으로 지난 4일(현지시간)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최대 8%까지 주가가 하락했고, 국내 증시까지 출렁거렸다.
그러나 IT업계 관계자들은 "GPU 등 AI 개발을 위한 하드웨어와 인프라를 확충하는 시기인 만큼 대규모 비용이 오갈 수밖에 없다"면서 "AI 시대 거품을 논하기에는 본격적인 AI 에이전트(AI Agent)의 상용화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6일 <메트로경제 신문> 취재 결과, IT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제기된 AI 거품론을 증권시장 호황에 따른 일시적 조정 국면으로 보고 있으며, '거품'이라는 주장에는 선을 긋고 있다. 메트로경제>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마이클 버리의 9월 30일 마감된 공시 기록이 공개됐다. 버리는 AI 기술 기업의 대표격인 엔비디아와 팔란티어에 대해 10억 달러 이상의 풋옵션을 매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풋옵션은 주가가 하락할 때 매수자가 차익을 얻을 수 있는 계약으로, 이를 보유한 행위는 시장이 AI 기술의 거품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AI 산업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 또한 단순하지 않다. AI 산업은 지난 2023년 11월 오픈AI의 챗GPT가 공개된 이후 기록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동시에 천문학적인 지출을 기록했고, 수익성은 미미했다.
지난 30일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AI 핵심 사업인 '제미나이(GEMINI)' 등에 대한 매출 기록을 공개하지 않았다. AI 비즈니스 부문 매출을 공개하면서, 제미나이를 비롯한 주요 AI 서비스를 검색·광고·클라우드·유튜브·구독 등 전 부문 실적과 함께 묶어 발표한 것.
오픈AI의 경우 기업가치는 5000억 달러에 이르지만 지난해 50억 달러 규모의 적자를 낸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MIT 공과대학이 올 상반기 조사해 지난 9월 발표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도입한 주요 153개 기업 중 95%가 유의미한 매출 제고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결과도 있다.
그러나 IT 업계는 즉각적인 반박에 나서며 AI 거품론이 나오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주장한다. 5일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AI와 칩(반도체) 사업 전반을 공매도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정신 나간 짓'"이라며 "판단이 잘못 된 것으로 드러날 때 나는 기쁘게 춤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날 공개된 팔란티어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3% 성장한 11억8000만 달러, 순이익은 4억7600만 달러로 큰 성장 여지를 증명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AI 산업은 인프라 구축과 기술 고도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집중되는 초기 성장 단계에 불과하다"며 "과거 닷컴버블처럼 실체 없는 투기 열풍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글로벌 반도체 및 클라우드 기업들은 AI 모델 개발을 위한 GPU 확보 경쟁과 데이터센터 확충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알파벳의 이번 분기 AI 연구 및 데이터센터 확충을 위한 비용은 240억 달러에 이르는데, 이 가운데 60%는 서버, 40%는 데이터센터 및 네트워킹 장비에 투자됐다. 2025년 전체 투자 비용은 최대 93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인데, 구글·오픈AI의 경쟁자로 꼽히는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이 구글의 TPU를 최대 1000만 개까지 사용하기로 결정한 만큼 장기적인 매출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평가다. 즉 단기적인 비용 부담으로 보일 수 있으나, 향후 AI 서비스 상용화를 위한 필수 인프라로 평가된다.
IT업계 관계자는 "AI 시장은 이제 막 상용화의 문턱에 들어선 단계"라며 "실제 성과가 가시화되는 2026~2027년까지는 기술적 진화와 수익 모델 정착을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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