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올해만 5번째 가격 올려... 루이비통·보테가베네타 3번째, 시계·주얼리도 '줄줄이'
3분기 백화점 실적 명품이 이끌어, 오를수록 높아지는 희소성
연말 '블랙 프라이데이' 등 소비 성수기를 앞두고 유통업계 전반이 대규모 할인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를 필두로 한 명품 브랜드는 정반대로 가격 인상 릴레이에 나섰다. 올해만 5번째 가격을 올린 샤넬을 비롯해 시계, 주얼리 브랜드까지 인상에 나섰다. 소비양극화가 더 심해지는 양상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은 지난 4일 '25 핸드백' 라인의 국내 판매 가격을 평균 9.3% 인상했다. '클래식 25 미디엄백'은 970만 원에서 1073만 원으로 10.6%(103만 원) 뛰었고, 스몰백은 907만 원에서 992만 원으로 올랐다.
이번 인상은 올해 들어 벌써 5번째다. 샤넬은 올해 1월 가방을 시작으로 3월 코스메틱, 6월 가방·주얼리, 9월 가방·지갑·신발 등 주요 품목 가격을 꾸준히 올려왔다.
루이비통도 이달 7일 '알마BB 백'을 268만원에서 277만원으로 올리고, '스피디 반둘리에 30백'은 276만원에서 286만원으로 최대 4% 올리며 국내에선 1월과 4월에 이어 올해 3번째 인상을 단행했다. 보테가베네타도 지난 6일부터 '라지 안디아모' 가격을 1136만원에서 1301만원으로 14.5%나 인상했다. 이 역시 국내에선 2월과 5월에 이은 올해 3번째 인상이다. 에르메스는 올해 1월 가방·주얼리 등 주요 제품 가격을 한 차례 올린 바 있다.
연말 선물 수요가 몰리는 시계·주얼리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이탈리아 명품 주얼리 브랜드 불가리는 올해 4월과 6월에 이어 이달 10일 평균 3% 안팎으로 3번째 가격 인상을 단행했고, 스위스 명품 시계 오메가는 이달 1일부터 씨마스터 등 제품 가격을 5% 올렸다. 스위스 하이엔드 시계 바쉐론 콘스탄틴은 이달 15일 전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상할 예정이며, 티파니앤코도 이달 중 가격 조정을 예고했다. 티파니앤코는 올해 2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제품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이러한 명품 브랜드들의 '배짱 인상'은 굳건한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고물가·고금리에도 불구하고 3분기 백화점 업계는 실적 반등에 성공했는데, 그 핵심 동력이 명품이었을 정도다. 3분기 백화점 업계 실적호조가 이를 증명한다.
올해 3분기 롯데백화점의 영업이익은 796억원, 현대백화점은 726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 12.3%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은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 매출에서 호조를 보이며 매출액이 0.5% 상승했다.
외국인 관광객 역시 명품 수요를 떠받쳤다. 3분기 신세계백화점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6% 늘어났다. 올해 누적 매출 3조원을 돌파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매출 중 40%가 명품 판매에서 나온다. 롯데백화점은 34% 증가했다. 본점은 39%가 증가해 전체 매출의 19%를 차지했다. 현대백화점은 외국인 매출 비중이 2019년 1.5%에서 올해 6% 이상으로 4배 증가했다. 특히 더현대서울은 외국인 매출 비중이 2022년 3.3%에서 올해 9월 기준 15.2%로 5배 넘게 높아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VIP 고객 명품 수요가 높아 3분기 백화점 매출을 이끄는데 견인했다"고 덧붙였다.
고물가 상황에도 이어지는 명품 가격 인상 릴레이가 소비자의 심리적 한계점에 부딪히기보다 오히려 명품 제품군에서는 수요를 더 자극할 수 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명품은 가격대가 높아질수록 희소성이 커지는 제품"이라며 "모든 명품이 가격을 올린다고 성공하긴 어렵지만 그중에서 소비자들이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 제품들은 가격대를 더 높이면 높일수록 열망 수준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