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국내 전자기업들이 인도 시장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생산 거점을 넘어 현지 제품 개발 역량까지 강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인도 정부의 제조업 육성 정책을 적극 활용하며 미국·중국 간 통상 리스크 변화 대응에도 한창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 가전시장 규모는 올해 512억달러(한화 약 71조 6800억원)에서 오는 2030년 663억달러(한화 약 92조 82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는 가파른 경제 성장률과 낮은 가전 보급률로 미래 잠재 수요가 높아 글로벌 가전업체들의 주요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인도 첸나이 가전 공장에 17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결정하고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월과 9월에는 인도 현지에서 각각 인공지능(AI) 홈 기술을 공개하며 비스포크 AI 가전 라인업을 선보였다.
LG전자는 기존 노이다, 푸네 공장에 이어 6억달러를 투자해 스리시티에도 신공장을 구축 중이다. 이를 통해 인도 내 연간 생산능력을 냉장고 360만대, 세탁기 375만대, 에어컨 470만대, TV 200만대 등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20·30대 젊은 고객이 많고 중산층이 늘고 있어 모바일 부문에서도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폴더블폰 등 신제품 판매 호조로 인도 시장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상반기 7만루피(한화 약 110만원) 이상 인도 '슈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49%로 애플(48%)을 제쳤다고 최근 전했다. 갤럭시 S25 울트라·갤럭시 S24울트라·갤럭시S25 모델이 흥행하며 점유율 확대해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인도 노이다에 스마트폰 공장을 운영하며 현지 수요를 기반으로 생산 및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인도에서 제조되는 애플의 아이폰17을 위한 자동화 제조 공정 장비를 개발해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유력 경제매체 이코노믹타임스는 지난 5일 LG생산기술원이 폭스콘, 타타 이렉트로닉스, 페가트론 등 애플 생산 파트너가 운영하는 생산 공정에 직접 제조 장비를 공급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LG전자의 핵심 고객사인 애플이 미·중 간 불확실한 무역 환경 속에서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있는 점은 회사의 기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애플은 그동안 아이폰 등 주요 제품의 대부분을 중국에서 생산해 왔으나 올 2분기부터 인도 생산 비중을 확대하며 미국의 관세 부담에 대응하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신흥시장으로 분류된 인도로 눈을 돌리게 됐다"라며 "중국은 자국 기업을 우대하는 정책이 강해 우리 기업들의 입지가 좁아졌으나 인도는 대체지로서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는 제조 측면에서 숙련된 인력과 인프라 등이 부족함에도 많은 인구와 높은 소비력 등 성장 지표가 뚜렷해 국내 기업들이 인도 시장을 쉽게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며 "기업들은 당분간은 중저가 모델을 중심으로 시장 진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며 인도의 경제 여건이 개선되면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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