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 올해만 '가상자산' 관련 법안 17개 입안…실제 입법은 '0건'
연내 입법 목표로 한 금융위 주도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2단계'도 무소식
오는 12월 9일 국회 정기회 종료…올해 안에 '가상자산 선진화' 어려울 듯
정치권의 주요 정책목표였던 '가상자산 선진화'에 제동이 걸렸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을 비롯해 가상자산 관련 법률을 정비해야 한다는 데에는 정치권의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관련 논의와 법률안 마련이 늦어지면서 입법 시한을 놓쳤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업계에서는 제도 정비가 늦어질수록 국내 가상자산 산업의 경쟁력도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20일 국회입법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된 가상자산 관련 법안은 17건이다. 11건은 기존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을 개정하는 내용이며, 5건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요건 등을 규율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다만 17건의 법안 모두 정무위에 입안·상정됐을 뿐, 본회의 상정에 앞서 법사위로 넘겨진 법안은 한 건도 없다.
정부 주도의 입법에도 제동이 걸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연내 입법을 목표로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등을 포함한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2단계'를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관련한 내용을 아직 제출하지 않았다.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개정과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 허용'은 최근 정치권의 주요한 화두다. 미국·유럽연합(EU)·일본 등 주요국이 가상자산 선진화를 위한 법안을 마련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관련법 마련이 늦어지면서 국제 표준에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정치권에서는 가상자산 산업의 경쟁력을 위해 기존의 불투명한 규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데에 여·야 간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원화 코인'의 발행에도 여·야 간에 다소 견해차가 있지만 화폐 주권 방어를 위한 원화 코인의 필요성에는 의견이 모이고 있다.
'가상자산 선진화'에 대한 정치권의 공감대에도 논의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야의 여러 의원들은 가상자산과 관련한 법안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하나의 통일된 법안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는 한 차례도 진행되지 않았다. '원화 코인'의 발행을 놓고 가상자산 관련 정책을 감독하는 금융위와 통화정책을 관장하는 한국은행 간의 견해차도 여전하다.
정치권에서 '가상자산 선진화'를 위한 법안 논의가 지연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관련 논의가 내년까지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 정기국회가 종료를 앞두고 있어 입법 시한을 맞추기 어렵다는 관측에서다.
상임위에서 통과된 법안이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법제사법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본회의 의결을 마쳐야 한다. 통상 상임위에서 여·야 간에 합의를 마치는 만큼 국회 본회의 통과에는 긴 시간이 소요되지 않지만 법사위 심사에는 통상적으로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올해 정기국회는 오는 12월 9일 종료되는 만큼, 사실상 기한을 놓쳤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
통상 정기국회 종료 이후에도 임시국회가 주최되는 만큼 관련 논의는 지속될 전망이지만, 법안 발의를 비롯해 입법 과정을 원점부터 재시작하게 되는 만큼 올해 안에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업계에서는 가상자산 선진화를 위한 법안 마련이 늦어질수록 국내 가상자산 산업의 경쟁력도 뒤쳐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가상자산 산업 환경은 관련 법안의 부재로 사후 규제 등을 우려하는 등 다소 위축된 상황"이라면서 "가상자산 관련 법안 입법이 늦어진다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경쟁력도 약화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