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드워치 인하 확률 하루 새 39%→70%대…결정보다 메시지가 시장 흔들어
한은 11월 동결 유력하지만 ‘기조 전환’은 아직…3개월 가이던스가 관전 포인트
한·미 중앙은행이 연말 금리 결정을 앞두고 동시에 '숨고르기' 국면에 들어섰지만 멈칫하는 이유와 시장이 받아들이는 결은 정반대로 갈리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내부가 갈라진 가운데 기대가 하루에도 뒤집히는 '불확실성의 완화 문턱'에 선 반면, 한국은행은 물가·환율·부동산 등 금융안정 제약에 묶여 '움직이기 어려운 동결' 구간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27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미국 연준은 12월 9~1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있다. 연말을 향한 양국 통화정책 경로가 교차하는 구간에서 시장은 두 회의의 결정과 향후 가이던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의 시선은 최근 미국 쪽으로 급격히 쏠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12월 연준의 금리 25bp(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하루 만에 39% 안팎에서 70%대로 급등했다. 연준 내 핵심 인사로 꼽히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총재가 "가까운 시점(near term)에 정책금리를 더 조정할 여지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자 선물가격이 즉각 인하 쪽으로 재베팅한 결과다.
연준 내부 사정 역시 단순하지 않다. 지난 10월 FOMC 의사록에서 위원들 간 '속도와 방향' 이견이 커진 가운데 성장에 대한 인식은 "완만한 둔화 속 소프트랜딩 유지"로 소폭 개선되고 인플레이션 우려도 정점을 지났다는 판단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고용에 대해서는 9·10월 의사록에서 부정 심리가 약 90%까지 치솟으며 고용 둔화·실업률 상승 리스크가 정책 판단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방인성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 우려는 일부 완화되는 대신 고용과 성장의 하방 리스크가 중심축으로 이동한 국면"이라며 12월 회의는 동결을 택하더라도 향후 대응 여지를 강조하는 완화적 톤의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이 처한 환경은 방향보다 '제약'에 가깝다. 시장에선 지난 10월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한 한은이 11월에도 같은 결정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부동산 대출 규제 이후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는 흐름이 보이지만 풍선효과와 재과열 경계가 남아 있고, 환율 변동성과 금융불균형 부담이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비 2.4%로 예상치를 웃돌며 재가속했고, 전월 대비도 0.3% 상승해 물가 부담이 다시 커졌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1460~1470원대에서 거래되며 장중 1475원 수준까지 치솟는 등 원화 약세가 '일상화'되는 흐름이다. 여기에 서울 아파트 가격이 11월 셋째 주 0.2% 오르며 4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등 부동산 과열 신호도 사라지지 않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현 통화 기조로도 경기 개선에 충분하다"며 추가 인하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인식을 내놓은 점도 동결 쪽 무게를 더한다.
다만 이번 동결을 '기조 전환'으로 단정하긴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리를 묶더라도 문을 닫는 동결이 아니라 '숨 고르는 동결'에 가깝다는 해석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10월 회의 때 과반 위원이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점을 감안하면, 11월에 인하 기대를 크게 약화시킬 만큼 환경이 급변했다고 보긴 어렵다"며 "내년 성장률 전망 상향 폭과 3개월 내 포워드가이던스 유지 여부가 핵심 관전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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