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장 3조6천억달러로 폭발 성장
빅테크 투자전쟁 격화… 정신건강·저작권 갈등이 ‘다음 기술 경쟁력’
인공지능(AI) 빅뱅을 일으킨 오픈AI의 생성형 AI '챗GPT'가 출시 만 3년을 맞이했다. 대중이 이용 가능한 형태의 챗봇으로 출시된 '챗GPT-3.5'는 출시와 동시에 전세계를 강타했다. 산업계에 AI 전환(AX)이 가속화됐고, 사람들의 일상에 AI가 함께 하는 게 당연해졌다.
24일 <메트로경제 신문> 취재 결과, 지난 2022년 11월 30일 오픈AI가 챗GPT-3.5를 발표한 이후 전 세계 AI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AI 시장 규모는 2024년에 6382억3000만 달러였으나 2025년부터 2034년까지 19.20%의 두 자릿수 연평균성장률(CAGR)을 기록해 2034년에는 3조6804억7000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기업가치도 천문학적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2023년 1월 초 약 290억달러(약 42조원)로 평가되던 기업가치는 3년만에 17배 뛰어 2025년 약 5000억달러(약 733조원)에 이르렀다.
챗GPT의 등장은 단순한 소프트웨어의 유행을 넘어 하드웨어 인프라 시장의 확대로 이어졌다. 특히 대규모 연산을 뒷받침하기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이 심화했다.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용 GPU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이번 3분기 3년 전 대비 8배 이상 증가한 570억1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구글, 메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도 AI 모델 개발과 이를 구동할 플랫폼 구축에 수백조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CNBC와 피츠제럴드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 4사의 올해 투자금은 3800억달러(약 559조원)에 달한다. 또 내년 MS, 구글, 아마존, 오라클의 투자금은 5200억달러(약 765조원)로 2026년 우리나라 예산안(728조원)보다 많은 규모다.
기술 경쟁 구도 역시 재편되고 있다. 구글은 최근 차세대 모델인 '제미나이3 프로'를 공개하며 오픈AI가 주도하던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기술 매체의 성능 비교 결과에 따르면 제미나이3 프로는 이미지 해석, 코딩 등 주요 항목에서 경쟁 모델인 GPT-5 시리즈보다 높은 성능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경쟁사의 발전이 단기적인 경제적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언급하기도 했다.
산업 현장에서는 기업들이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AI를 적극 도입하는 추세다. 제조 및 유통, 일반 사무직군을 가리지 않고 회의록 요약, 보고서 초안 작성, 사내 지식 검색 시스템 구축 등에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경영 지원이나 영업 관리 등 반복적인 업무를 AI 에이전트에 위임하여 조직 운영 방식을 개편하고 있다.
다만, 엔비디아,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등으로 이어지는 상호 투자 및 구매 구조가 실제 시장 수요보다 부풀려졌다는 '거품론'도 제기된다.
지난 3년간 생성형 AI는 일반 사용자의 정보 습득과 과제 수행 방식을 변화시켰다. 오픈AI와 하버드대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사용자 대화의 약 75%가 실용적 조언 구하기, 정보 탐색, 글쓰기 등 구체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I가 단순한 흥미 위주의 대화 상대를 넘어 실질적인 업무와 학습 보조 도구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급격한 기술 확산과 함께 AI의 안전성과 윤리, 저작권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도 격화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챗GPT가 이용자의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캘리포니아주 법원에는 챗GPT가 이용자에게 과도한 친밀감을 형성하거나 심리적으로 조종해 극단적 선택 및 망상을 유발했다고 주장하는 소장이 접수됐다. 소송을 제기한 측은 AI 모델이 이용자에게 위험할 정도로 아첨하거나 정서적으로 얽매이게 설계되었음에도 개발사가 안전장치 없이 제품을 출시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일부 청소년과 성인 이용자가 AI와의 상호작용 후 정신건강 위기를 겪거나 사망에 이르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이용자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문화예술계에서는 AI 창작물의 확산으로 인한 저작권 침해와 인간 창작자의 권리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최근 한 가상 AI 가수의 곡이 미국 빌보드 차트 1위를 기록하고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수백만 회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논란이 가열됐다. 해당 음원은 실제 인물 없이 AI 이미지와 음성으로만 구성되었는데, 음악계에서는 학습 데이터의 출처가 불분명하고 작곡 및 연주의 주체를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IT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3년이 생성형 AI 기술의 기능적 확산에 집중된 시기였다면, 향후에는 기술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산업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며 "기술 발전 속도에 맞춰 저작권 보호와 윤리적 안전장치 마련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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