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전원 2.50% 동결 전망…물가·환율·집값이 ‘인하 신호’ 제약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 유지·후퇴가 관전 포인트…경제전망·소수의견도 변수
오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이틀 앞두고 시장의 결론은 사실상 '금리 동결'로 모였다. 다만 이번 회의의 진짜 변수는 금리 숫자보다 향후 인하 시계를 암시할 가이던스(정책 신호)의 결이라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외 거시·채권 전문가들은 이번 11월 금통위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2.50%로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동결이냐 인하냐'가 아니라 동결 뒤 통화정책 경로를 어떻게 안내하느냐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동결 전망을 떠받치는 제약은 여전히 선명하다. 우선 물가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비 2.4%, 전월 대비 0.3% 올라 예상치를 웃돌며 재가속 흐름을 보였다. 한은이 그간 강조해온 "연말 2% 안착" 경로에 부담이 생기면서 인하 시그널을 강하게 내기엔 여건이 녹록지 않다.
원·달러 환율도 1400원대 후반 상단에서 높은 변동성을 이어가며 원화 약세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 10월 의사록에서 다수 위원이 원화 약세와 환율 변동성을 추가 인하의 핵심 제약으로 짚은 배경이 그대로 이어지는 셈이다.
부동산 열기도 꺼지지 않았다. 서울 아파트값은 11월 셋째 주 0.2% 상승해 전주보다 오름폭이 커졌고, 42주 연속 상승 흐름이 지속됐다. 금리 인하가 자산가격과 가계부채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경계가 동결 쪽 무게를 더한다.
그렇다고 인하 사이클의 문이 닫힌 것은 아니다. 앞서 10월 금통위는 6대1로 금리를 동결했지만, 일부 위원들은 "향후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조건부 완화 여지를 남긴 바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완화 기조는 이어지되 타이밍과 폭은 지표 흐름에 달렸다"는 데이터 디펜던트 스탠스를 유지해왔다. 동결은 금융안정을 위한 '숨 고르기'이지, 곧바로 완화 사이클 종료 선언으로 해석하긴 이르다는 의미다.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이번 회의에서 나올 포워드 가이던스의 문구와 톤이다. 총재 기자간담회에서 공개되는 '3개월 조건부 전망'에서 인하 가능성 문구가 유지될지, 동결 우위로 기울지 여부다. 최근 일부 기관은 인하 쪽 가이던스가 축소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같은 날 나오는 경제전망에서 내년 성장·물가 경로가 얼마나 상향(혹은 보수적) 조정되느냐다. 성장·물가 전망이 올라가면 가이던스는 자연스럽게 매파적 결로 읽힐 수 있다.
아울러 금통위원 소수의견의 지속 여부도 살펴봐야 한다. 지난 회의에서 즉시 인하를 주장했던 소수 의견이 유지·확대될 경우 시장은 이를 '다음 인하 시계'의 신호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외부 환경도 한은의 문장 선택에 영향을 준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확장재정과 경기 개선 흐름을 감안할 때 추가 인하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진단을 내놓으면서 통화정책이 금융안정에 더 무게를 둘 명분이 두터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10월을 기점으로 국내 금리 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며 "이번 금통위에선 내년 성장률 전망 조정 폭과 성명서·포워드가이던스 문구 변화, 총재의 최근 대외 발언에 대한 설명이 핵심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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