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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IT/인터넷

토종 OTT 합병 표류… 결국 해 넘기는 티빙·웨이브 합병

티빙과 웨이브의 연내 합병 본계약 체결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국내 토종 OTT의 '생존 승부수'로 꼽히던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해를 넘기게 됐다. 글로벌 OTT 넷플릭스는 워너브러더스 인수를 추진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지만, 정작 이에 대항해야 할 국내 연합군은 주요 주주인 KT의 경영 리스크에 발목이 잡혀 표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 <메트로경제 신문> 취재 결과, 티빙과 웨이브의 연내 합병 본계약 체결은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합병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KT의 신임 대표 선임 절차가 해를 넘겨 진행되면서 최종 의사결정을 내릴 컨트롤타워가 부재하기 때문이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9일 면접을 통해 최종 후보군을 추리고 16일 최종 1인을 선정할 예정이나,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 선임되는 시점은 내년 3월이다. 합병에는 주주 전원의 동의가 필수적인데, KT 측이 차기 대표 취임 전까지는 이 중대한 사안에 대해 결정을 유보할 공산이 크다. 이에 따라 통합 법인 출범 시기는 빨라야 2026년 상반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합병이 지지부진한 근본적인 이유는 KT의 셈법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KT는 그간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지난 4월 김채희 KT 미디어부문장은 "합병이 티빙 주주가치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자기 잠식' 우려다. 유료방송 1위 사업자인 KT(IPTV·스카이라이프) 입장에서 거대 토종 OTT의 탄생은 자사 가입자 이탈을 가속화하는 '제 살 깎아 먹기'가 될 수 있다. 여기에 웨이브 최대 주주인 SK스퀘어와 티빙 대주주인 CJ ENM 사이에서, 합병 후 KT의 지분율과 영향력이 희석될 수 있다는 점도 반대 요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국내 사업자들이 내부 조율에 시간을 허비하는 사이,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넷플릭스는 1400만 명이 넘는 월간 활성 이용자(MAU)를 확보하며 독주 체제를 굳혔고, 최근에는 워너브러더스 인수를 통해 콘텐츠 제국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2위 쿠팡플레이 역시 스포츠 중계권과 'SNL 코리아' 등을 앞세워 티빙과 웨이브를 따돌리고 있다.

 

반면 티빙과 웨이브는 가입자 유치를 위한 출혈 경쟁으로 수익성 악화의 늪에 빠졌다. 티빙은 지난 3분기 영업손실 폭이 확대됐고, 웨이브 역시 적자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

 

김규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작년부터 쿠팡플레이와 티빙이 빠르게 성장하며 업계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며 "기업들의 차별화 전략 본격화와 토종 OTT 육성을 위한 정책 논의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콘텐츠 투자 효율을 높이지 않으면 글로벌 공룡들에게 시장을 완전히 잠식당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까지 품으며 콘텐츠 제국을 완성해가는 마당에 국내 사업자끼리 이해득실을 따지며 시간을 허비할 여유가 없다"며 "내년 3월 KT 새 수장이 선임되기 전까지 실무 차원에서라도 합병의 불씨를 살려놓지 않는다면, 국내 미디어 생태계는 영원히 글로벌 OTT의 하청 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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