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코스피로 선호 쏠림..."하반기도 유지될 것"
정책 기대감만으론 부족...코스닥 실적 가시성 필요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로 돌아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도 코스닥보다는 코스피 중심으로 자금이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에서 힘을 실어 주고 있지만 실적 부진과 산업 경쟁력 차이로 인해 반등 동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이날까지 코스피는 62.07% 상승한 반면, 코스닥은 29.85% 상승에 그쳤다.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유입이 제한적이었던 영향이 크다. 외국인이 한국 증시를 밀어올렸던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코스피에서는 21조300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코스닥 순매수는 5250억원에 그쳤다.
지난달 코스피에서 외국인들이 이탈하며 순매수 금액 대부분을 반납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상승률 차이는 벌어져 있다. 정부는 지지부진한 코스닥 시장을 활성화시키고자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복귀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유입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달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를 2조2594억원 사들였지만, 코스닥에서는 216억원을 털면서 선호도 차이를 보였다.
김경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과거 외국인 수급 복귀 시점에서 가장 유리했던 스타일은 코스피200으로 귀결되는 대형·성장주로, 특히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의 수익률이 돋보였다"며 "최근에도 외국인은 여전히 코스닥보다 코스피를 압도적으로 선호한 만큼, 과거와는 증시 환경이 많이 변했더라도 이번 외국인 복귀 장세에서 코스피가 우위에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대감이 아닌 눈에 보이는 실적이라고 말한다.
김 연구원은 "정부의 정책 기대감만으로는 외국인의 지속적 매수를 이끌어내기에 한계가 있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코스닥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는 바이오·로봇 업종은 대외적 환경 변화에 가장 먼저 하락할 가능성 또한 높다"고 내다봤다. 즉각적인 실적 상승이 뒷받침되는 반도체, 자동차, 조선, 에너지 등 대형주로 외국인 쏠림이 다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를 제시한 코스닥 기업 39개의 합산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 3분기 말 2조8836억원 대비 2조2691억원으로 21.31%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 기업은 180곳이 제시됐으며 261조4590억원에서 272조4994억원으로 4.22% 늘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같은 기간 컨센서스가 제시된 기업 비율도 코스닥은 2.15%, 코스피는 21% 수준으로 중소형 기업에 대한 정보가 소외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코스닥 내 중소형 종목들이 인공지능(AI) 장세에서도 소외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강현기 DB증권 연구원은 "이번 AI 버블의 경우 종목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며 "중소형 기업이 AI 산업에서 주목받을 만한 로드맵을 발표할 경우 그 계획 자체에 대해 신뢰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이 코스피 대비 열세를 보이는 이유 중 하나가 자본력의 차이라는 평가다. 강 연구원은 "현재 AI 버블에서는 신기술 산업에 참여하기 위한 시설 투자 비용의 규모가 막대하기에 코스피 대비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낮은 성과를 보인다"며 "상대 성과의 차이는 AI 버블의 생성과 소멸이 이뤄지는 전체 기간에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물론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 기대감이 코스닥지수의 반등 기회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대책과 연기금의 중·소형주 자금 집행 기대감이 맞물리며 코스닥과 성장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지난 2017년에도 활성화 정책 발표 직후 코스닥 지수가 약 30% 급등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2017년과 비교해 코스닥시장의 밸류에이션이 월등히 높다는 점은 걸림돌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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