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원·달러 환율 달러당 1473.7원…12월 들어 환율 평균 '1470.4원'
외환위기 이후 최고 환율 지속…외환시장 달러 수요-공급 불균형 영향
'매파적' 점도표에 금리 전망 '흔들'…美 금리 인하에도 달러 강세 지속
원·달러 환율이 연일 1470원을 웃돌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헤지(자산가치 하락 회피) 목적으로 수출 대금의 달러 환전을 미루는 가운데 기관과 개인의 해외투자를 위한 달러 수요가 지속되면서 외환시장의 공급·수요 불균형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또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하에도 향후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달러 가치를 끌어 올렸다.
◆ 환율 고공행진…연일 1470원↑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1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473.7원에 주간거래(오후 3시 30분 종가)를 마쳤다. 지난 11월 24일 기록한 1477.1원 이후 3주 만에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은 이어진 야간거래(익일 오전 2시 종가)에서도 상승을 지속해 1477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이는 미·중 무역갈등이 고조됐던 지난 4월 8일 이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0월 초 두 달여 만에 달러당 1400원 선에 진입한 이후 상승세를 지속중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평균 환율(주간거래 종가 기준)을 달러당 1460.44원으로 집계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1998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이지만, 이달 들어 평균은 이보다 더 높은 1470.4원이다.
◆ 달러 품귀…공급·수요 '불균형'
최근 원화 대비 달러 강세가 심화한 것은 외환시장의 공급·수요 불균형 때문이다. 기업들이 강달러 기조에서 헤지 목적으로 수출대금 환전을 미루면서 달러 공급이 감소한 가운데, 해외 투자 수요가 늘어 시장에서 달러가 귀해진 것.
한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기업의 외화예금 월평균 잔액은 918억8000만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달러 강세 기조가 지속됐던 만큼 헤지 목적으로 기업들이 수출 대금의 원화 환전을 미룬 영향이다.
또한 예탁결제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11월 한 달 동안 55억3000만달러 규모의 해외 주식을 순매수했다. 지난 10월의 68억1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금액이다. 하반기부터 미국의 경기 회복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미 증시의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투자 자금이 해외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
김종화 한은 금통위 위원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주체의 모든 행동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하는 합리적 행동이다"라면서도 "그런데 사회·경제적으로 볼 때는 고환율이라는 경제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야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환율 상승 요인의 70%가 국민연금과 개인의 해외투자 증가에 따른 수급 요인이라고 제시했다.
◆ 흔들리는 美 금리인하 전망
미 연준이 향후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전망도 달러 가치를 끌어 올렸다. 달러 가격은 통상적으로 기준금리가 높게 유지될수록 높게 형성된다.
앞서 미 연준은 12월 9~10일(현지시간) 개최한 FOMC에서 25bp(1bp=0.01%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지난 9월과 10월에 이어 3연속 금리 인하였지만, 시장에서는 향후 금리 인하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했다. FOMC 직후 공개된 점도표가 내년도 금리 인하 횟수를 1회 이내로 제시해서다.
미 연준은 12월 FOMC 직후 공개한 점도표에서 2026년 기준금리 중앙값으로 3.4%를, 2027년·2028년에는 3.1%의 중앙값을 제시했다. 2026년과 2027년에 각 한 차례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한 것인데, 이는 시장에서 내년에 두 차례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것과 비교해 매파적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최근 기준인하로 정책금리는 여러 추정치를 기준으로 중립금리 범위 안에 있다"라며 "지금의 위치는 향후 경제가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지켜볼 수 있는 좋은 지점"이라고 말했다. 금리가 목표치에 근접해, 당분간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견해를 분명히 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한편, 현재의 환율을 상단으로 점차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연준 의장 교체 가능성과 차기 의장의 비둘기파적 성향 전망을 고려하면 완화적 정책 환경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달러 약세 요인"이라며 "원·달러 환율은 단기적으로 상단을 형성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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