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미저리' 등을 만든 롭 라이너(78) 감독과 아내 미셸 라이너(68)가 14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브렌트우드 자택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살해 용의자로 아들 닉 라이너(32)가 체포됐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보안관은 아들 닉 라이너(32)를 지난 14일 밤 잡아들여 다음 날 새벽 구금했다고 밝혔다. LA 경찰은 "닉을 살인 혐의로 구금한 상태"라며 "16일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때까지 붙잡아 둘 거다"고 발표했다. 또 보석 없는 구금이 될 거라고 했다.
닉은 10대 시절 마약에 빠져 가족에게 어려움을 안겼고, 15세 무렵부터 재활센터를 드나들다 센터를 기피하며 노숙 생활을 반복하기도 했다.
라이너 감독은 '스탠 바이 미'(1987)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9) '미저리'(1990) '어 퓨 굿 맨'(1992) 등으로 1980~1990년대를 풍미한 연출가다. 특히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미저리' '어 퓨 굿 맨'은 시대를 뛰어 넘은 명화로 평가 받는다.
부모 살해 혐의를 받는 닉은 자신의 중독 경험과 아버지와의 관계를 다룬 영화 '빙 찰리(Being Charlie)'의 각본을 썼고 라이너 감독이 연출을 맡아 2015년 개봉했다. 닉은 10대 시절 헤로인 중독으로 노숙 생활을 하다가 회복해 아버지와 함께 일해왔다. '찰리'에 나오는 대사인 "차라리 네가 나를 미워하더라도 살아있길 바란다"는 대사는 두 사람 실제 대화에서 영감을 받은 거로 알려졌다.
닉은 2016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성장기에 아버지와 유대감을 많이 형성하지 못했다"며 "헤로인을 끊기로 한 건 깨달음 덕분이었다"고 했다. 라이너 감독은 "우리가 절망에 빠졌을 때 난 학위가 있는 사람들의 말을 들었다. 그들의 말을 들을 게 아니라 아들의 말을 들었어야 한다"고 말한 적도 있다. 두 사람은 최근까지 공식 석상에 함께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지난 9월 영화 '스파이널 탭2' 시사회에 함께 등장했었다. 그로부터 3개월 만에 비극이 발생했다.
할리우드는 슬픔에 잠겼다. '미저리'에서 주연을 맡아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받은 캐시 베이츠는 "고인은 내 인생을 바꿔준 예술가였다"며 "정말 끔찍한 소식"이라고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롭이 전한 모든 이야기 바탕에는 인간의 선함에 대한 깊은 믿음과 그 믿음을 실천으로 옮기려는 평생의 헌신이 있었다. 롭과 미셸은 그들이 싸워온 가치와 그들이 영감을 준 수많은 사람에 의해 영원히 기억될 거다"고 했다. 라이너 감독은 열성적인 민주당 지지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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