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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은행

한은의 고민…금리 인하보다 ‘환율·가계부채’

국민연금 650억달러 스와프 2026년 말까지 연장…달러 수급 부담 ‘완충’ 카드
11월 가계대출 4.1조↑…은행 주담대 둔화 속 2금융 확대, ‘풍선효과’ 조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손진영기자 son@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월 정책금리를 인하했지만 한국은행의 고민은 기준금리보다 환율과 가계부채에 쏠리고 있다. 원화 약세 국면(환율 상승)에서 달러 수급을 관리해야 하는 부담과, 규제 강화 속 2금융권으로 번지는 대출 흐름이 겹쳐 한은의 완화 속도를 묶는 모양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은 외환스와프 한도를 650억달러로 유지한 채 만기를 2026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달러 수요를 현물환 시장이 아닌 스와프를 통해 일부 분산·완충해 환율 변동성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스와프는 국민연금이 원화를 맡기고 달러를 빌려 해외투자를 집행한 뒤 만기에 다시 맞교환하는 구조다. 국민연금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대량 매수해야 하는 압력을 줄여, 달러 수급이 타이트해질 때 시장 충격을 완화하는 장치로 작동할 수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6년 만의 고점(원화 약세) 부근까지 치솟은 바 있어 정책당국이 달러 수급 관리 카드를 장기화한 셈이다.

 

국민연금의 달러 조달 경로를 넓히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달러 표시 채권 발행 등을 검토해 외환스와프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한은 내부에서도 '약한 원화'가 정책 판단의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적지 않다. 김종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역시 최근 원화 약세가 물가를 자극하고 구매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다.

 

이 같은 환경에서는 금리 인하가 환율과 기대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한은이 경기만 보고 '완화 속도'를 올리기 어려운 이유다. 실제로 한은은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연준의 금리인하가 예상에 부합하더라도 향후 통화정책 기조가 더 신중해질 수 있다고 봤다.

 

국내 쪽 또 다른 '제약'은 가계부채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11월 기준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4조1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2조6000억원 늘었는데, 은행권 증가폭은 2조원에서 7000억원으로 줄어든 반면 2금융권은 1조2000억원에서 1조9000억원으로 확대돼 업권 간 이동(풍선효과) 조짐이 나타났다.

 

업권별로도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1조4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커졌다. 상호금융·보험·여전사 등에서 증가폭이 커졌다. 대출 규제·심사 강화가 '총량 억제'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신호도 읽힌다. 금리를 낮추는 순간 대출 수요가 다시 살아나면서 비은행권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통화정책과 금융안정의 충돌은 한층 선명해질 수 있다.

 

이 같은 환율·가계부채 여건은 한은이 '동결-완화' 사이 간격을 쉽게 넓히지 못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한은은 11월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후반으로 높아졌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가계부채와 외환시장 상황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했다고 밝혔다.

 

결국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한은은 '환율 안정'과 '가계부채 관리'라는 두 제약을 동시에 넘겨야 한다. 다음 기준금리 판단의 핵심은 "얼마나 내릴지"보다 환율과 대출 흐름이 금리인하의 부작용을 감당할 만큼 진정됐는 지에 달렸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최근 기자회견에서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물가 상방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취지로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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